2011년 재혼 후 배우 커리어 대신 가정을 택했던 그녀의 선택

폐암 투병 당시 딸이 느꼈던 서운함, 10년 만에 꺼낸 속마음

사진=유튜브 ‘혜영이는 못말려’ 캡처


배우 겸 화가 이혜영이 10년 넘게 연예계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배경이 뒤늦게 알려졌다. 여기에는 의붓딸과의 특별한 약속, 그리고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폐암 투병이라는 두 가지 결정적 사건이 얽혀 있었다. 최근 그녀의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딸과의 진솔한 대화는 그간의 공백기를 둘러싼 궁금증을 풀어주는 열쇠가 됐다.

오랜만에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이혜영은 딸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만나 시간을 보냈다. 2011년 금융업에 종사하는 남편과 재혼하며 얻은 딸은 어느덧 26세 성인이 되어 있었다. 친구처럼 다정한 두 사람의 모습 이면에는 오랜 시간 쌓아온 서로에 대한 이해와 희생이 자리 잡고 있었다.

딸의 한마디가 10년 공백을 만들었다



사진=유튜브 ‘혜영이는 못말려’ 캡처


한창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 이혜영의 커리어는 갑자기 멈췄다. 제작진이 그 이유를 묻자 이혜영은 망설임 없이 “딸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녀는 과거 딸과 나눴던 대화를 회상했다. 당시 어린 딸은 엄마가 TV에 나오길 바라면서도, 막상 드라마를 찍으면 자신과 시간을 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이혜영은 딸에게 직접 선택권을 줬다. “내가 드라마를 찍으면 너랑 시간을 못 보내. TV에 안 나오더라도 네 옆에 있어 주는 게 좋아?”라고 물었고, 딸은 망설임 없이 엄마가 곁에 있어주길 택했다. 이혜영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배우로서의 활동을 뒤로하고 엄마의 역할에만 집중했다. “너를 잘 키운 후에 그때 다시 연예인을 하겠다”는 것이 모녀간의 약속이었다.

폐암 투병이 모녀 사이에 만든 뜻밖의 오해



모녀의 유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는 이혜영의 투병이었다. 2021년 폐암 진단을 받고 대수술을 거쳤던 힘든 시기, 뉴욕에 있던 딸은 아버지로부터 소식을 전해 들었다. 딸은 수술 후 달라진 엄마의 모습에 마음이 아팠다고 고백했다. 과거처럼 함께 바다에 가거나 하루 종일 돌아다니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섭섭한 마음이 들었던 것이다.

딸은 “엄마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걸 알면서도, 저는 짜증으로 표현했던 것 같다”며 미안함을 전했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기에 오히려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려웠던 당시의 복잡한 심경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에 이혜영은 “내가 아파서 미안한 마음이 크다. 엄마가 필요한 시기에 자주 가지 못했다”며 오히려 딸에게 사과하며 깊은 모정을 보였다.

사진=유튜브 ‘혜영이는 못말려’ 캡처


이날 대화를 통해 두 사람은 과거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진심을 확인했다. 딸은 “엄마가 몇 년 동안 저를 위해 많은 걸 포기하셨다”며 고마움을 표했고, 이혜영은 “혼자 뉴욕에서 당당하게 잘 지내줘서 고맙다”며 딸을 격려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하고 가정을 선택했던 이혜영의 10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단단한 가족애를 쌓는 시간이었다.

사진=유튜브 ‘혜영이는 못말려’ 캡처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