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서 밝힌 ‘여걸파이브’ 시절 비화
다니엘 헤니마저 당황시킨 결정적 한 마디
방송인 정선희가 배우 강동원과 다니엘 헤니에게 공개적으로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근 MBC 예능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과거 인기 프로그램 ‘여걸파이브’ 시절의 일화를 털어놓은 것이다. 당시 프로그램의 공격적인 분위기, 톱배우들을 향한 과도한 관심, 그리고 방송 후 이어진 상황 때문에 미안했던 마음을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서야 고백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여걸파이브’는 2000년대 중반, 여성 방송인 5명이 남자 게스트 1명을 집중적으로 대하는 파격적인 콘셉트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정선희는 “당시엔 허용되는 분위기였지만, 지금 기준으로 보면 불가능한 일”이라며 “남자 게스트 섭외가 특히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특히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한 신인급 배우들은 이런 분위기에 적응하기 더욱 힘들었다.
다니엘 헤니를 곤경에 빠뜨린 영어 한 마디
다니엘 헤니가 출연했을 때의 상황은 더욱 아찔했다. 당시 멤버로 새로 합류했던 현영이 특유의 비음 섞인 목소리로 분위기를 주도하던 시기였다. 벌칙으로 물을 맞게 된 현영이 다니엘 헤니에게 항의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그녀는 “내가 젖었다”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 “Hey! I‘m Wet!”이라고 외쳤다. 이를 들은 원어민 다니엘 헤니는 “Oh my god”을 연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표현이 영어권에서는 의도와 다른 뉘앙스로 받아들여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정선희는 이 장면을 떠올리며 미안함을 표했다.
강동원은 왜 포로의 눈빛을 하게 됐나
강동원에 대한 사과는 방송 이후의 일까지 포함됐다. 정선희는 “이 자리를 빌려 강동원 씨에게 정말 죄송하다고 말하고 싶다”며 무겁게 말문을 열었다. 고된 녹화가 끝난 후, 멤버였던 조혜련이 아쉬움을 이유로 강동원을 회식 자리에 사실상 강제로 참석시켰다는 것이다.
정선희는 당시 강동원의 모습을 “모든 걸 내려놓은 포로의 눈빛이었다”고 묘사했다. 핏기 없이 창백했던 그의 얼굴이 아직도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홍보를 위해 힘든 스케줄을 소화하고, 원치 않는 회식 자리까지 참여해야 했던 당시 신인 배우의 고충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정선희의 고백은 2000년대 예능계의 독특한 분위기와 그 속에서 스타들이 겪어야 했던 숨은 압박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20년이 지나서야 꺼내놓은 진솔한 사과에 대중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며 과거 방송을 새로운 시각으로 주목하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