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마다 혼자 우시던 어머니, 잠들 수 없었다”
데뷔 57년 만에 처음 꺼낸 가족사, 그가 눈물 흘린 진짜 이유
데뷔 57년 차, ‘바보처럼 살았군요’로 한 시대를 위로했던 가수 김도향이 오랜 침묵을 깼다. 그는 방송을 통해 한 번도 꺼내지 않았던 가슴 아픈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끝내 눈물을 보였다.
수십 년간 가슴에 묻어뒀던 그의 고백은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어머니를 향한 안타까움이 뒤엉켜 있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한 개인의 불행을 넘어, 시대의 아픔을 견뎌낸 한 가족의 초상과도 같았다.
아버지가 ‘네 엄마’라며 소개한 여자만 50명
김도향의 기억 속 아버지는 원망의 대상이었다. 그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를 되게 미워했다”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곧이어 충격적인 고백이 이어졌다. 아버지가 ‘네 엄마다’라고 소개한 여성만 50명에 달했다는 것이다.
수많은 여성을 만나며 가정 밖으로만 돌았던 아버지의 모습은 어린 김도향에게 깊은 상처로 남았다.
저녁마다 홀로 울던 어머니, 그 곁을 지켜야 했다
아버지의 잦은 외도는 고스란히 어머니의 고통으로 이어졌다. 김도향은 “어머니도 괴로우니까 저녁이면 혼자 우시더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어머니가 우시는데 제가 잠이 오겠냐”고 덧붙였다. 이런 힘겨운 생활은 생각보다 아주 오랫동안 계속됐다. 부모의 갈등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하는 자식의 마음은 누구라도 무너져 내렸을 것이다.
수십 년이 흘러도 찾지 못한 부모님 묘소
부모님에 대한 복잡한 감정은 세월이 흘러도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김도향은 최근까지 부모님의 묘소조차 찾지 못했던 사연을 꺼내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부모와 자식 간이나 부부 사이라는 게 좋고 안 좋고가 아무 의미도 없는 것 같다”는 말을 남겼다. 오랜 세월 묵혀둔 감정이 눈물과 함께 터져 나온 순간이었다.
김도향은 1970년 그룹 ‘투코리언즈’로 데뷔해 ‘바보처럼 살았군요’로 큰 사랑을 받았다. 그의 노래가 유독 짙은 허무함과 위로를 담았던 배경에는 이처럼 말 못 할 가족사가 자리하고 있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