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하지만 누적 관객 20만 명에 그치며 혹평받았던 오컬트 영화.
넷플릭스 공개 5일 만에 TOP 2에 오르며 반전 흥행을 이뤄낸 비결은 무엇일까.
배우 박신양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극장가에서는 20만 관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던 영화 ‘사흘’. 모두가 실패작이라 여겼던 이 영화가 쌀쌀한 2월 말, 넷플릭스 공개와 동시에 ‘오늘의 TOP 2’에 오르며 심상치 않은 역주행을 시작했다.
극장과 안방의 평가가 이토록 극명하게 엇갈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국내 OTT 이용자들의 독특한 장르 선호도, 소비 습관의 변화, 그리고 플랫폼의 특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극장에선 외면받은 11년 만의 복귀작
딸의 장례식 사흘 동안 죽은 딸을 살리려는 아버지의 사투를 그린 오컬트 스릴러 ‘사흘’. 명품 배우 박신양과 이민기, 이레의 조합으로 2024년 개봉 당시 큰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참담했다. 누적 관객 수 20만 명. 손익분기점인 130만 명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치다. 네이버 실관람객 평점 5.91점(10점 만점)이 말해주듯, 관객들의 평가는 냉정했다.
넷플릭스 타고 날아오른 사흘
그랬던 ‘사흘’이 지난 20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연일 순위표 상단을 지키고 있다. 5일 연속 대한민국 TOP 2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극장에서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이는 최근 영화계의 새로운 흥행 공식으로 떠오른 ‘OTT 역주행’의 대표적인 사례다. 극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던 작품들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재평가받으며 새로운 생명력을 얻는 현상이다.
안방극장 흥행의 세 가지 열쇠
‘사흘’의 반전 흥행은 국내 OTT 시청자들의 특성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우선, 자극적이고 몰입도 높은 스릴러나 오컬트 장르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점이다. 극장까지 가서 보기엔 부담스럽지만, 집에서 편안하게 즐기기에는 더없이 좋은 장르라는 인식이 흥행을 이끌었다.
접근성의 차이도 무시할 수 없다. 티켓 구매라는 허들을 넘어, 클릭 한 번으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게 되면서 잠재적 관객층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볼까 말까 망설였는데 넷플릭스에 떠서 봤다”는 식의 온라인 후기가 이를 증명한다.
마지막으로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 효과다. 일단 ‘오늘의 TOP 10’에 진입하면 더 많은 이용자에게 노출되고, 이는 다시 시청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퍼지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다. 극장에서의 아쉬움을 딛고 넷플릭스에서 화려하게 부활한 ‘사흘’의 행보가 영화 콘텐츠의 유통 방식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