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넣었는데 왜?”
여름철 식중독 부르는 배달음식·밀키트의 함정
배달 음식은 조리가 끝난 뒤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기까지 일정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한여름 폭염 속에서는 이 시간이 식중독균이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음식이 상온에 오래 머물수록 세균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배달 시간이 길어지거나 여러 주문을 함께 배송하는 경우, 음식 온도가 안전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도 커진다.
일부 배달 라이더는 보온·보냉 기능이 있는 가방이나 아이스박스를 사용하지만, 모든 음식이 냉장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냉면, 회, 샐러드, 김밥처럼 차갑게 보관해야 하는 음식은 더운 날씨에 장시간 노출되면 식중독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배달 음식을 받았다면 가능한 한 바로 먹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먹지 않을 음식은 실온에 두지 말고 즉시 냉장 보관하고, 다시 먹을 때는 충분히 재가열하는 것이 좋다.
밀키트는 포장된 상태라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여름철에는 보관 방법이 더욱 중요하다.
밀키트 안에는 고기와 해산물뿐 아니라 손질된 채소와 소스가 함께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일부 채소는 세척된 상태로 판매되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다. 제품 설명에 따라 추가 세척이 필요한 재료는 한 번 더 씻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냉장 밀키트를 장시간 차량에 두거나 귀가 후 바로 냉장고에 넣지 않는 행동도 위험하다. 냉장 제품은 구매 후 가능한 한 빨리 냉장 보관해야 하며, 소비기한과 보관 온도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냉장고 안이라고 안심할 수도 없다. 냉장고 문 쪽은 온도 변화가 크기 때문에 육류나 해산물보다는 음료나 소스를 보관하는 것이 적합하다. 식재료는 냉기가 잘 닿는 안쪽에 보관하는 것이 안전하다.
기온과 습도가 높은 여름에는 일부 음식이 특히 식중독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음식은 김밥과 도시락이다. 다양한 재료가 들어가는 데다 실온에 오래 두는 경우가 많아 세균이 번식하기 쉽다.
회와 초밥, 육회 같은 날음식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신선도가 조금만 떨어져도 식중독 위험이 커질 수 있어 구매 후 가능한 한 빨리 먹는 것이 좋다.
닭고기와 달걀도 대표적인 고위험 식품이다. 충분히 익히지 않으면 살모넬라균이나 캠필로박터균 등에 감염될 수 있다. 조리할 때는 중심부까지 완전히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샐러드와 손질 채소 역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세척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거나 보관 과정에서 오염될 수 있기 때문에 제품 안내사항을 확인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한 뒤 수 시간에서 길게는 며칠 안에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복통과 설사, 구토, 메스꺼움이다. 여기에 발열이나 오한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대부분은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며 휴식을 취하면 회복되지만, 설사가 하루 이상 계속되거나 고열, 혈변, 심한 탈수 증상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이와 노인, 임산부, 만성질환자는 증상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식중독이 의심될 경우 임의로 지사제를 복용하기보다는 수분과 전해질을 충분히 보충하고 증상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식중독은 특별한 음식보다 작은 실수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배달 음식은 도착 즉시 먹거나 냉장 보관하고, 남은 음식은 오래 실온에 두지 않는 것이 기본이다. 밀키트는 냉장·냉동 보관 기준을 지키고 소비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조리 전후에는 손을 30초 이상 비누로 씻고, 생고기를 손질한 칼과 도마는 채소용과 구분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조리한 음식은 중심 온도까지 충분히 익히고, 재가열할 때도 속까지 뜨겁게 데워야 한다.
무더위가 이어지는 여름에는 “괜찮겠지”라는 방심이 가장 큰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배달 음식과 밀키트가 편리한 식사 선택지가 된 만큼, 올바른 보관과 위생 관리까지 함께 실천해야 안전한 여름 식탁을 지킬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