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무, 브로콜리… 세포가 부서져야 진짜 성분이 나온다

‘썰자마자 바로 익히는’ 습관이 영양소 파괴의 주범일 수 있다

채소를 신선하게 먹기만 하면 영양을 온전히 섭취한다고 믿기 쉽다. 하지만 같은 브로콜리라도 손질 순서 하나에 실제 몸에 들어오는 유익한 성분은 절반까지 줄어들 수 있다.

특히 마늘, 무, 브로콜리처럼 세포벽이 깨지면서 효소 반응이 일어나는 채소가 그렇다. 썰자마자 바로 뜨거운 불에 올리는 익숙한 습관이 문제의 시작이다.
사진 : 마늘 / unsplash.com
채소의 영양을 결정하는 것은 ‘언제’ 먹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써느냐에 달려 있는 상황이다.

마늘은 으깨고 잠시 기다려야 하는 이유

마늘 요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은 통마늘을 그대로 넣거나, 다지자마자 볶는 것이다. 하지만 마늘의 핵심 성분인 알리신은 원래 통마늘 안에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지 않는다. 알리인과 알리나제라는 효소가 따로 있다가, 마늘을 으깨거나 다져 세포가 파괴될 때 비로소 만나 알리신으로 변한다.
사진 : 통마늘 / unsplash.com
다지자마자 센 불에 가열하면 알리나제 효소가 먼저 파괴돼 알리신이 충분히 생성될 시간을 갖지 못한다. 마늘을 으깬 뒤 1~2분 정도만 기다려도 알리신은 충분히 만들어진다. 잠깐의 기다림이 마늘의 힘을 좌우한다.

찌개나 볶음 요리를 할 때, 다진 마늘을 가장 먼저 넣는 습관이 있다면 순서를 바꿔볼 필요가 있다. 이 작은 차이가 영양 섭취의 효율을 바꾼다.

무와 브로콜리는 써는 방식이 달랐다

사진 : 무 / unsplash.com
무와 브로콜리 역시 비슷한 원리가 적용되지만, 손질법은 조금 다르다. 무의 알싸한 맛을 내는 아이소사이오사이아네이트 성분은 강판에 갈 때 가장 많이 생성된다. 칼로 써는 것보다 더 많은 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영양소가 풍부한 껍질째 갈아 생선이나 고기 요리에 곁들이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을 수 있다. 무심코 껍질을 두껍게 벗겨냈다면 중요한 성분을 버려왔을 수 있다.

브로콜리의 설포라판 성분도 마찬가지다. 잘게 썬 뒤 바로 익히면 효소가 먼저 손상된다. 브로콜리를 작은 송이로 나눈 뒤 바로 조리하지 말고, 상온에서 30분에서 90분가량 두었다가 살짝 찌거나 볶는 것이 영양소 보존에 유리하다.
사진 : 브로콜리 / unsplash.com
채소 손질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기다림’ 없이 바로 열을 가하는 것이다. 유익한 성분을 만드는 효소에게 작용할 시간을 주지 않는 셈이다.

결국 핵심은 손질 순서에 있다. 마늘은 으깬 뒤 잠깐, 브로콜리는 썬 뒤 30분. 이 작은 시간 차이가 채소의 영양 가치를 결정한다.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을 넘어, 이제는 영양소가 살아나는 방식으로 손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