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녹차·홍차 속 탄닌 성분, 철분과 결합해 흡수율 떨어뜨려

특히 빈혈 있거나 임신부라면 식후 차 마시는 습관을 점검해야 한다

식사 후 차 한 잔을 마시는 것은 많은 이들의 익숙한 습관이다. 입안을 개운하게 하고 소화를 돕는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평범한 습관이 누군가에게는 만성 피로와 어지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평소 빈혈기가 있거나 쉽게 피로를 느낀다면 식후 차를 마시는 습관을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차의 특정 성분이 우리 몸의 필수 영양소 흡수를 방해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몸에 좋은 차가 철분 흡수를 막는 이유

사진 : 홍차 / unsplash.com
녹차나 홍차 등 대부분의 차에는 탄닌과 폴리페놀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항산화 효과를 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지만, 식사를 통해 섭취한 철분과 결합하는 성질이 있다. 철분과 결합한 탄닌은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그대로 배출된다.

철분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을 구성해 몸 곳곳에 산소를 운반하는 핵심 미네랄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쉽게 피곤하고 어지러우며,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미 철분이 부족한 상태라면 음식으로 섭취하는 철분을 최대한 지키는 식습관이 중요하다.

물론 철분 수치가 정상인 사람이 식후에 차 한 잔을 마신다고 해서 즉시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철분 부족 위험이 높은 사람이 매 식사 직후 습관적으로 진한 차를 마시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빈혈 있다면 식후 차 습관이 더 위험하다

사진 : 임신부 / unsplash.com
빈혈 진단을 받았거나 월경량이 많은 여성, 임신부 등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일반 성인보다 더 많은 양의 철분이 필요해 쉽게 결핍 상태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채식 위주 식사를 하는 사람 역시 동물성 식품에 많은 헴철 대신 비헴철 섭취 비중이 높아 식후 차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인도의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철분 결핍 위험군에게 철분이 풍부한 식사를 한 직후 차나 커피를 마시지 말라고 조언한다. 어렵게 섭취한 철분의 흡수율을 굳이 떨어뜨릴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만약 철분 보충제를 복용 중이라면, 약을 먹는 시간과 차 마시는 시간은 반드시 분리해야 한다.

차를 끊을 필요 없이 1~2시간 간격이면 충분하다

철분 흡수율 저하가 걱정된다고 해서 차를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다. 핵심은 ‘타이밍’이다. 식사를 마친 뒤 최소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간격을 두고 차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철분 흡수 방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진 : 콩 / unsplash.com
식단을 조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콩이나 시금치 등 식물성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을 때, 비타민C가 많은 귤, 파프리카, 브로콜리 등을 곁들이면 철분 흡수율이 높아진다. 차를 마시더라도 너무 진하게 우리거나 한 번에 여러 잔을 마시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낫다.
사진 : 어지러움 / unsplash.com
결국 식후 차는 금지의 대상이 아니라 조절의 대상이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평소 이유 없는 피로와 어지럼증이 잦다면 식습관을 점검하는 동시에 혈액 검사를 통해 정확한 철분 수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