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 유발 논란의 진실과 변질된 장류의 진짜 위험성

젖은 숟가락 사용 금지…사소한 습관이 부르는 치명적 결과

사진 : 고추장 / 생성형 이미지
냉장고 구석에서 잊혔던 고추장 통을 발견하는 일은 드물지 않다. 뚜껑을 열었을 때 표면에 핀 하얀 혹은 검푸른 곰팡이를 마주하면 고민이 시작된다. ‘이것만 걷어내고 먹어도 될까?’

염분이 많아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과 찜찜한 마음이 교차한다. 일부에서는 오래된 장류가 췌장암을 유발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하지만 냉장고를 맹신하는 습관과 변질된 음식을 대하는 안일한 태도 속에 진짜 위험이 숨어있다.

곰팡이만 걷어내면 괜찮다는 착각

사진 : 고추장 곰팡이 / 생성형 이미지
결론부터 말하면, 곰팡이가 핀 장류는 먹어서는 안 된다. 눈에 보이는 것은 곰팡이의 일부일 뿐, 보이지 않는 균사체와 포자가 식품 깊숙이 뿌리내렸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가 되는 것은 곰팡이 자체가 생성하는 ‘곰팡이독소’다. 특히 일부 곰팡이는 1급 발암물질로 분류되는 아플라톡신을 만들어낸다. 이 독소는 열에 강해 끓이거나 조리해도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표면의 곰팡이를 걷어내는 행위는 위험의 핵심을 그대로 둔 채 눈속임하는 것에 불과하다.

췌장암 괴담, 진실은 따로 있었다

그렇다면 오래된 장류는 정말 췌장암의 직접적인 원인일까. 이는 과장된 측면이 있다. 아플라톡신은 주로 간암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정 음식이 췌장암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과학적 근거는 부족하다.

췌장암은 흡연, 비만, 당뇨, 가족력 등 훨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질병이다. 오래된 장류를 버려야 하는 진짜 이유는 ‘췌장암 예방’이라는 막연한 공포가 아니다.

변질이 확인된 식품을 섭취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식중독이나 다른 건강상의 위협을 피하기 위함이다.

작은 습관이 장류의 수명을 결정한다

장류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한 습관에서 시작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오염을 막는 것이다. 음식을 먹던 숟가락이나 물기가 있는 젖은 숟가락 사용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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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이나 음식 찌꺼기, 수분이 유입되면 미생물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된다. 반드시 깨끗하고 마른 도구를 사용해 필요한 만큼만 덜어 먹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진 : 고추장 / 생성형 이미지
또한, 개봉한 날짜를 용기에 적어두는 것이 좋다. 언제 열었는지 모를 제품이 냉장고에서 몇 달씩 방치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대용량 제품을 구매하기보다 가정의 소비량에 맞는 크기를 선택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결국 냉장고는 보관 장소일 뿐, 식품의 안전을 무기한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