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 당분이라 안심? 100g당 탄수화물 75g ‘농축 당분’
미국당뇨병학회도 섭취량 조절 경고한 진짜 이유
특히 수분을 날린 건조 대추야자는 소량만 먹어도 상당한 당분과 탄수화물을 섭취하게 된다. 건강에 좋다는 생각에 무심코 여러 개를 집어 먹는 습관이 있다면, 이는 혈당에 예상치 못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대추야자 자체가 독성 음식은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 당분이 농축된 ‘말린 과일’이라는 특성을 간과하는 데서 시작된다.
천연 간식이라는 믿음이 혈당을 위협한다
물론 대추야자에는 식이섬유, 칼륨, 마그네슘 등 정제 설탕에는 없는 영양소가 포함돼 있다. 그렇다고 해서 혈당에 미치는 영향까지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크기가 작고 달콤해 한 번에 여러 개 먹기 쉬운 점이 오히려 문제가 된다. 식후 디저트로 몇 알을 더하는 것만으로도 총탄수화물 섭취량이 크게 늘어난다.
중동 당뇨 유병률이 높다는 건 대추야자 탓일까
일각에서는 대추야자를 즐겨 먹는 중동 국가의 높은 당뇨병 유병률을 근거로 위험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국제당뇨병연맹에 따르면 2024년 파키스탄의 성인 당뇨 유병률은 31.4%, 쿠웨이트는 25.6%로 추정될 만큼 높은 수준이다.하지만 특정 음식 섭취 습관 하나만으로 국가 단위의 유병률을 설명하기는 어렵다. 당뇨병은 유전적 요인, 비만, 신체 활동량, 전체적인 식생활 패턴, 의료 접근성 등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하는 질환이다.
대추야자를 많이 먹는다는 사실이 당뇨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이는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해석일 수 있다.
결국 핵심은 ‘몇 개 먹느냐’에 달렸다
미국당뇨병학회(ADA) 역시 말린 과일을 당뇨 식단에 포함할 수 있다고 본다. 핵심은 ‘양 조절’이다. 신선한 과일보다 포만감이 덜해 과식하기 쉬우므로 섭취량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것이다.결론적으로 대추야자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다. 다만 ‘천연’이라는 단어에 안심하지 말고, 당분이 농축된 말린 과일의 특성을 정확히 이해하고 섭취량을 조절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성연 기자 sy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