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쫀쿠 한 개 1만5천원까지…‘국밥값 쿠키’ 결국 호텔까지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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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1 23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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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01 23 10:13
두쫀쿠 가격 폭주
거리 디저트에서 특급호텔 미식으로
‘두쫀쿠(두바이 쫀득 쿠키) 한 개에 8천 원.’ 최근 서울 주요 상권과 백화점 팝업 매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격표다. 한때 5천 원대 디저트로 인식되던 두쫀쿠는 불과 몇 달 사이 1천~2천 원 이상 뛰며 체감 물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베이커리 카페와 디저트 전문점을 넘어 식당, 호텔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두쫀쿠 열풍은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현상’으로 번지고 있다.
■ 한 개 8천원·1만5천원까지…두쫀쿠 가격 폭주실제 현장에서는 가격 인상 속도가 빠르다. 서울 종로구의 한 디저트 매장에서 판매 중인 두쫀쿠 가격은 7천800원에 달했고, 크기가 더 큰 제품은 1만5천300원에 이르렀다. 인근 마카롱 전문점에서도 가격이 7천500원으로 표시돼 있었다. 한 달 전만 해도 6천 원대 초반이었던 가격이 20% 가까이 오른 셈이다. 마포구 일대 베이커리 카페 중에는 두쫀쿠 가격을 6천500원에서 8천 원으로 단번에 인상한 곳도 적지 않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국밥 한 그릇 값”이라는 반응이 나올 정도다.가격 상승의 배경에는 원재료 비용 급등이 있다. 두쫀쿠는 카다이프, 피스타치오 스프레드, 초콜릿, 마시멜로 등 비교적 고가의 수입 원재료가 다수 들어간다. 특히 피스타치오는 최근 품귀 현상이 심화되며 가격이 몇 달 새 세 배 가까이 뛰었다. 1㎏당 4만 원대였던 피스타치오는 현재 10만 원을 훌쩍 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카카오 파우더, 화이트 초콜릿, 마시멜로 역시 가격이 두세 배로 뛰거나 공급이 불안정해졌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원가 부담을 이유로 판매 중단을 공지하기도 했다.이런 상황에서도 두쫀쿠에 대한 수요는 식지 않고 있다. 지난해 두바이 초콜릿 열풍에 이어 두바이 스타일 디저트가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면서 ‘오픈런’과 구매 수량 제한은 일상이 됐다. 온라인에는 매장별 판매 시간과 재고를 공유하는 이른바 ‘두쫀쿠 지도’까지 등장했다. 맛과 식감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유행 자체가 소비를 이끄는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 국밥값 쿠키, 결국 호텔까지 갔다열풍은 특급 호텔로까지 번졌다. 호텔업계는 두쫀쿠를 단순 디저트가 아닌 ‘트렌드 미식’ 콘텐츠로 재해석하고 있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은 호텔 1층 ‘더 아트리움’에서 두쫀쿠를 판매하며 호텔판 두쫀쿠 열풍의 중심에 섰다. 쿠키 3개가 들어 있는 세트 가격은 2만5천 원으로, 일반 카페 대비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다. 지난 19일 출시 이후 연일 조기 품절이 이어지며 사실상 오픈런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호텔 측은 카다이프와 피스타치오 조합이라는 글로벌 디저트 트렌드를 호텔 베이커리 기준으로 재해석했다고 설명한다. 가정용 레시피를 단순히 옮긴 것이 아니라, 주방 테스트를 거쳐 피스타치오 분태와 소량의 소금을 더해 풍미의 균형과 깊이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일부 원재료는 중동에서 들여왔지만, 조합과 해석은 국내 디저트 씬에서 완성됐으며 현재는 해외로 역수출되며 K-디저트로서의 위상도 넓히고 있다.입소문이 퍼지며 오전 시간대에 품절되는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호텔 측은 폭발적인 수요와 원재료 품질 관리를 고려해 당분간 ‘일일 한정 수량 판매’ 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아울러 두바이 초콜릿의 풍미를 살린 시즌별 변형 제품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단기 유행을 넘어 호텔 시그니처 디저트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한편 유명 인사들의 솔직한 평가도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가수 백현과 배우 주우재는 각자의 콘텐츠를 통해 두쫀쿠 가격과 맛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6000원대부터는 납득이 어렵다”, “차라리 다른 음식을 먹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 소비자는 공감의 뜻을 나타낸 반면, 원재료 가격과 제작 난이도를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도 나왔다. 한 유튜버가 공개한 분석에서는 두쫀쿠 1개당 재료비가 약 3천 원 수준으로 추정되며, 현재 가격이 무조건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됐다.자영업자부터 대형 호텔까지 가세한 두쫀쿠 시장은 당분간 진정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원재료 수급이 안정되지 않는 한 가격 인하를 기대하기 어렵고, 유행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프리미엄 전략을 앞세운 고가 제품도 계속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두쫀쿠 열풍은 단순한 디저트 유행을 넘어, 트렌드와 체험이 가격을 결정하는 최근 소비 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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