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구 잘못 나갔는데 돈 또 냈다?
10월부터 고속도로 통행료 바뀐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직장인 영수 씨는 최근 경부고속도로를 달리다 진땀을 뺐다. 내비게이션 안내를 순간 놓친 탓에 원래 빠져야 할 분기점 대신 다른 출구로 내려간 것이다. 다시 고속도로에 올라타기 위해 급히 유턴해 돌아왔지만, 짧은 거리였는데도 기본요금 900원을 또 내야 했다. 김 씨는 “길만 잘못 든 건데 주차장 회차처럼 처리되면 안 되나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런 경험을 한 운전자는 적지 않다. 복잡한 분기점이나 초행길에서는 차선을 잘못 타거나 내비게이션 안내 타이밍이 어긋나면서 의도치 않게 출구로 빠져나가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동안은 잠깐 잘못 나갔다 다시 들어와도 기본요금을 다시 내야 해 운전자들의 불만이 꾸준히 이어져 왔다.

하지만 오는 10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진다. 앞으로는 고속도로 출구를 착각해 잘못 빠져나가더라도 15분 안에 같은 요금소로 다시 진입하면 기본요금을 면제받을 수 있게 된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주차장은 되는데 왜 고속도로는 안 되나” 불만 많았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오는 10월부터 ‘고속도로 착오진출 요금 감면’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관련 문제가 지적된 이후 국민권익위원회 협의와 시스템 개선 작업 등을 거쳐 마련된 제도다.

현재 고속도로 통행료는 기본요금과 주행요금을 합산해 부과된다. 문제는 운전자가 출구를 착각해 잠깐 빠져나갔다가 다시 진입하더라도 기본요금 900원을 한 번 더 부담해야 했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나 경부고속도로처럼 차량 통행량이 많은 구간에서는 내비게이션 음성 안내와 실제 차선 변경 시점이 어긋나면서 출구를 잘못 선택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도 “길 잘못 들었을 뿐인데 요금을 두 번 냈다”, “주차장은 회차가 되는데 왜 고속도로는 안 되느냐”는 반응이 꾸준히 올라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역시 초보 운전자나 표지판을 오인한 차량이 짧은 시간 안에 동일 요금소로 재진입할 경우 기본요금을 자동 면제하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무리한 차선 변경 줄어들까…사고 예방 기대

이번 제도는 단순한 통행료 감면을 넘어 안전 문제와도 연결된다. 실제로 일부 운전자들은 추가 요금을 피하려고 출구 직전 급하게 차선을 바꾸거나 무리하게 본선으로 복귀하려다 사고 위험 상황을 만들기도 했다.

과거에는 출구를 지나친 뒤 후진하거나 급하게 방향을 틀다 대형 사고로 이어진 사례도 있었다. 정부 역시 이번 정책이 무리한 차선 변경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감면 대상은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재정고속도로 폐쇄식 구간이다. 하이패스와 신용카드 등 전자지불수단을 사용하는 차량이 대상이며, 현금 결제 차량은 차량 식별과 이동 경로 확인의 한계 때문에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운전자가 출구를 잘못 빠져나간 뒤 15분 안에 동일 요금소로 다시 진입하면 이미 냈던 기본요금을 면제받게 된다. 별도 신청 없이 시스템상 자동 처리 방식이 유력하다.

다만 악용 방지를 위해 차량당 연 3회까지만 혜택이 적용된다. 하지만 정부에 따르면 실제 재진입 차량의 약 90.2%는 연간 착오 진출 횟수가 3회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 대부분 운전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 연 750만건 혜택 전망…“작은 불편도 줄인다”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는 이달부터 관련 시스템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요금소 진출과 재진입 시간을 자동 계산해 감면 여부를 판별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연간 약 750만건, 총 68억원 규모의 통행료 감면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한 요금 절감뿐 아니라 고속도로 안전성 향상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번 정책은 국민의 작은 불편함도 놓치지 않고 개선하려는 노력의 결과”라며 “착오 진출 시 무리한 차선 변경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하고 국민들의 통행료 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순간의 착각으로 ‘괜히 돈 냈다’는 아쉬움을 느꼈던 운전자들에게는 반가운 변화가 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잘못 나갔다고 당황해 위험한 운전을 하기보다, 안전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