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프랑스 30년 근속 승무원의 2년 6개월 법정 공방
법원이 지목한 3가지 위험 요인, 국내 항공업계도 주목
법원은 단순히 오랜 근무 기간이 아닌, 장기간 이어진 야간 비행과 특정 노출 환경을 핵심 발병 요인으로 지목했다. 수십 년간 축적된 비행 기록 속에 판결의 실마리가 있었다.
비행 1만2600시간, 절반이 밤샘 근무였다
판결의 주인공은 에어프랑스 전직 승무원 소피 레노(59)씨다. 그녀는 1989년부터 2019년까지 30년간 장거리 노선에서 근무하며 총 1만 2600시간 넘게 비행했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6500시간이 야간 비행이었다.신체 리듬을 깨뜨리는 불규칙한 근무 환경은 시작에 불과했다. 법원은 전리방사선(우주방사선) 노출과 함께 2000년까지 기내 흡연이 허용됐던 당시의 간접흡연 환경도 주요 위험 요인으로 판단했다.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상상하기 힘든 근무 조건이 수십 년간 이어진 셈이다.
두 번의 거절 끝에 얻어낸 첫 승소 판결
프랑스에서 이번 판결이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유방암은 현재 프랑스 법정 직업병 목록에 포함되어 있지 않아 업무 연관성을 입증하기가 매우 까다롭다.실제로 레노씨는 앞서 두 차례나 지방 직업병 판정 위원회에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프랑스민주노동동맹의 지원을 받아 2년 6개월간의 법정 다툼을 이어간 끝에 결국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레노씨는 “용기를 내지 못했던 다른 여성들에게도 길이 열리기를 바란다”는 소감을 밝혔다. 변호인단 역시 이번 판결이 항공업계의 중요한 법적 선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에어프랑스 측은 소송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직원의 건강과 안전은 최우선 순위”라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