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간 붉게 물드는 조선 고택, 아는 사람만 찾는 숨은 명소

주변 소쇄원, 명옥헌 원림과 함께 묶어 가면 만족도 두 배

담양 죽림재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본격적인 휴가철, 전국의 유명 관광지는 인파와 주차 전쟁으로 몸살을 앓는다. 한여름의 낭만을 즐기려다 되레 스트레스만 안고 돌아오는 경험은 흔하다. 이런 번잡함에서 벗어나 고즈넉한 휴식을 원하는 이들의 발길이 최근 한적한 고택 정원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7월 중순부터 9월 중순까지 약 100일간 피어나는 붉은 배롱나무꽃은 여름 여행의 백미로 꼽힌다. 입장료 없이 이 절경을 누릴 수 있는 곳이 있지만, 방문객들은 예상치 못한 한 가지 변수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받지 않는 배경

담양 죽림재 풍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상업적인 관광지가 아니기 때문에 별도의 요금을 받지 않는다. 전남 담양군 고서면 잣정길에 자리한 ‘담양 죽림재’는 1987년 전라남도 기념물 제99호로 지정된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특정 개인이 아닌, 지역과 역사가 보존하고 가꾸는 공간인 셈이다.
조선 중기 학자인 죽림 조수문이 세운 이곳은 1623년(인조 1년) 그의 6대손이 중건하며 역사를 이어왔다. 본래 강학소로 쓰이다 2010년 죽림서원으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선조들의 학문과 정신이 깃든 공간으로 오늘에 이른다.

100일간 붉게 피는 배롱나무의 절정

죽림재의 여름은 붉은 배롱나무가 주인공이다. 경내 중심 건물인 죽림재와 사당인 죽림사, 세일재, 취사루 등 전통 건축물 사이로 핀 붉은 꽃의 조화가 한 폭의 그림 같다. 마당 중앙의 반월형 연당은 고택의 운치를 더하는 결정적인 요소다.
화려함의 절정은 8월 중순 전후다. 이때 방문하면 가장 선명하고 풍성한 배롱나무꽃을 감상할 수 있다. 인파로 가득한 유명 수목원과 달리, 이곳에서는 오롯이 풍경에 집중하며 고요한 사색의 시간을 갖는 것이 가능하다.

담양 죽림재 배롱나무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방문 전 확인해야 할 단 한 가지

이처럼 매력적인 공간에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주차 공간이다. 경내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지만 규모가 매우 협소해 만차인 경우가 잦다. 특히 배롱나무가 절정을 이루는 8월 주말에는 이른 오전에 도착하지 않으면 주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돈 한 푼 안 드는데 북적이지도 않는다’는 장점 이면에 숨은 유일한 난관이다. 문화유산인 만큼 정해진 관람 수칙을 지키고, 지명이 비슷한 다른 지역 유적과 혼동하지 않도록 미리 위치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죽림재를 둘러본 후에는 인근 명소와 연계해 여행 동선을 짜면 만족도가 높아진다. 차량으로 멀지 않은 곳에 명옥헌 원림(고서면 후산길 103), 한국 대표 민간 정원인 소쇄원(가사문학면 소쇄원길 17), 그리고 환벽당(광주 북구 환벽당길 10)이 있어 함께 둘러보기 좋다.

담양 죽림재 모습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담양 죽림재 배롱나무 정원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담양 죽림재 전경 /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