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산산성 유적지에서 발견된 작은 씨앗 하나의 놀라운 이야기.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어 더 좋았던 그곳의 풍경.

함안 연꽃테마파크 (출처: 한국관광공사)
초록빛 연잎이 끝없이 펼쳐진 공원. 경남 함안에 자리한 이곳은 단순한 여름 꽃놀이 장소와는 결이 다르다. 바로 7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온 특별한 생명력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약 10만 9,000㎡에 달하는 거대한 습지에 조성된 함안 연꽃테마파크는 한여름의 더위를 식혀주는 청량한 풍경을 자랑한다. 하지만 방문객들의 발길을 끄는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고려 시대의 숨결을 간직한 붉은 연꽃, ‘아라홍련’의 신비로운 이야기가 그 중심에 있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출처: 한국관광공사)

700년 잠에서 깨어난 씨앗의 정체

이곳의 주인공은 단연 아라홍련이다. 2009년 함안 성산산성 유적지 발굴 현장에서 수습된 고려 시대 연꽃 씨앗이 기적처럼 싹을 틔운 결과물이다. 무려 700년의 세월을 흙 속에서 버텨내고 다시 피어난 것이다.

꽃잎 하단은 순백색, 끝으로 갈수록 은은한 담홍색으로 물드는 자태가 고아하다. 긴 시간을 뛰어넘어 현세에 모습을 드러낸 아라가야의 기품을 눈앞에서 마주하는 경험은 깊은 감동을 준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출처: 한국관광공사)

입장료 없이 누구나 편히 거니는 길

아라홍련의 감동은 편안한 산책길에서 배가된다. 연못 사이를 잇는 탐방로는 가파른 경사나 계단이 없는 평탄한 흙길과 목재 덱으로만 이뤄져 있다. 덕분에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연꽃을 가까이서 즐길 수 있다.

유모차를 끌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와도 힘들이지 않고 공원 전체를 둘러볼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산책로 곳곳에는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정자와 벤치도 넉넉하게 마련됐다.
입장료와 주차비가 모두 무료라는 사실은 방문의 만족도를 더욱 높인다.

산책로 중심의 정자 ‘벽송정’에 앉아 고요히 수면을 바라보는 시간은 복잡했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700년의 시간을 이겨낸 생명 앞에서 잠시나마 일상의 시름을 잊게 된다.
함안 연꽃테마파크 (출처: 한국관광공사)


박서우 기자 swoo@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