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20만원인데 여긴 3만6000원
1박 3만원대 가능한 국립자연휴양림 5곳
가장 먼저 눈길이 가는 곳은 경기 양평 국립산음자연휴양림이다. 서울에서 비교적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으면서 울창한 숲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어 수도권 여행객에게 매력적이다.
가격을 보면 한 번 더 놀라게 된다. 산림문화휴양관 구상나무·구절초·굴참나무·금낭화·노루귀 등 3인실은 비수기 주중 기준 1박 3만6000원이다. 정원을 채워 3명이 숙박하면 1인당 1만2000원 수준이다.
조금 더 독립적인 공간을 원한다면 숲속의집을 선택할 수 있다. 독수리·비둘기·산까치 등 4인실의 비수기 주중 요금은 4만5000원이다. 숲속에 별도의 객실을 잡아 4명이 머물러도 1인당 1만1250원꼴이다.
단, 이 가격은 비수기 주중 기준이다. 같은 객실도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요금이 크게 오른다. 평일 하루 휴가를 낼 수 있는 사람에게 특히 유리한 여행지인 셈이다.
강원 횡성 국립청태산자연휴양림으로 가면 선택지는 더 많아진다. 청태산은 인공림과 천연림이 조화를 이루는 곳으로 숲속의집과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산림문화휴양관 돌단풍·둥굴레·매발톱·자운영·제비꽃 등을 비롯한 4인실은 비수기 주중 4만4000원이다. 4명이 함께 간다면 1인당 1만1000원이다. 낙엽송·분비나무·소나무 등 숲속의집 4인실 역시 4만5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조용한 곳’을 최우선으로 찾는다면 강원 철원 국립복주산자연휴양림도 있다. 울창한 산림 사이로 계곡이 이어져 숙소에 머물며 쉬는 것 자체가 여행이 되는 곳이다.
이곳 산림문화휴양관의 공작새·꾀꼬리·두견새·두루미·부엉이 등 4인실은 비수기 주중 기준 4만4000원이다. 객실 여러 개가 같은 가격대로 운영돼 인원과 일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다만 주말과 성수기에는 해당 규모 객실 요금이 7만원대로 올라가기 때문에 4만원대 숙박을 원한다면 날짜 선택이 중요하다.
강릉 여행에서 숙박비가 부담스럽다면 바닷가 호텔만 검색할 필요는 없다. 방향을 대관령 쪽으로 돌리면 국립대관령자연휴양림이 나온다.
1988년 조성된 국내 최초 자연휴양림이라는 상징성까지 있는 곳이다. 대관령 기슭의 울창한 소나무 숲과 계곡을 품고 있어 도심 호텔과는 숙박 경험 자체가 다르다.
그런데 가격은 오히려 저렴하다. 연립동 딱따구리·뻐꾸기·산까치 3인실은 비수기 주중 기준 1박 3만9000원이다. 4인실인 동고비·따오기·소쩍새·제비·크낙새 등은 4만5000원이다.
강릉 바닷가를 구경한 뒤 무조건 오션뷰 호텔에서 잘 필요가 없다면 꽤 매력적인 대안이다. 하루는 바다를 보고, 밤에는 대관령 숲으로 올라가 숙박하는 식으로 동선을 구성할 수 있다. 특히 한여름에도 숲 그늘과 산책로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숙박 자체를 여행 코스에 포함시키기 좋다.
마지막은 강원 인제 국립용대자연휴양림이다. 인제와 설악산 일대를 여행하면서 숲속 숙박까지 묶고 싶은 사람에게 눈길이 가는 곳이다.
산림문화휴양관 가리봉·가칠봉·구절초·동자꽃·신성봉·얼레지·연화봉 등 4인실은 비수기 주중 기준 1박 4만4000원이다. 연립동 앵두·다래·머루 4인실도 4만5000원으로 5만원을 넘지 않는다.
여기까지 보면 당장 예약하고 싶어지지만 진짜 관문은 따로 있다. 이런 가격을 이미 알고 있는 여행객이 많다는 점이다.
국립자연휴양림의 비수기 주중 객실은 이용일 기준 6주 전 수요일 오전 9시부터 선착순 예약이 시작된다. 반면 비수기 주말은 다음 달 이용분을 미리 신청해 추첨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여름 성수기에도 별도의 추첨 절차가 적용된다. 인기 휴양림이나 선호도가 높은 객실은 원하는 날짜를 잡기 쉽지 않은 이유다.
그럼에도 평일 여행이 가능하다면 계산은 꽤 매력적이다. 4만4000원짜리 객실을 4명이 이용하면 1인당 1만1000원. 요즘 관광지 카페에서 음료와 디저트를 주문하는 비용으로 숲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는 셈이다.
비싼 호텔 대신 산속으로 방향을 돌리는 순간 여행 예산이 달라진다. 창밖에는 빌딩 대신 숲이 있고, 아침에는 복도 소음 대신 새소리가 들린다. 다만 이 가격을 누리기 위해 필요한 준비물은 하나다. 좋은 객실을 발견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예약할 수 있도록 달력에 ‘6주 전 수요일 오전 9시’를 먼저 표시해 두는 것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