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측 핸들·좌측 주행의 기원, 대영제국의 유산인가 기사의 관습인가

렌터카 여행 전 필수 체크! 좌측 운전 국가 목록

일본운전 좌측통행
영국, 일본, 호주 등 해외여행지에서 렌터카 이용을 고려할 때 마주하는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좌측 통행’ 시스템이다. 익숙한 중앙선이 오른쪽에 있고, 차량이 도로 왼쪽으로 주행하는 이 방식은 전 세계 인구의 약 35%가 따르고 있다. 이 교통 체계의 기원은 중세 기사와 사무라이의 역사, 그리고 근대 대영 제국의 영향력에서 찾을 수 있다.

‘오른손의 법칙’, 안전을 위한 역사적 관습

자동차가 등장하기 이전, 말과 마차가 주요 교통수단이던 시절의 통행 방향은 다수였던 오른손잡이들의 편의와 안전에 맞춰 형성되었다.

기마병이나 마차꾼이 좌측으로 통행하면, 주력인 오른손을 도로 중앙으로 향하게 하여 마주 오는 상대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거나 공격하기에 유리했다. 말에 오를 때도 도로 가장자리인 왼쪽에서 타는 것이 더 안전했다. 이러한 실용적 이유에서 비롯된 관습은 사회 전반의 기준으로 자리 잡았고, 영국에서는 1835년 도로법(Highway Act)을 통해 좌측 통행을 공식적으로 법제화했다.

대영 제국의 유산, 세계로 퍼진 교통 시스템

오늘날 좌측 통행 국가의 분포는 과거 대영 제국의 영향권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영국은 자국의 교통 법규를 호주, 뉴질랜드,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싱가포르 등 전 세계 식민지에 이식했으며, 이 시스템이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좌측 통행 운전, 운전대가 오른쪽에 위치

영향권 밖의 예외, 일본의 선택

영국의 지배를 받지 않았음에도 좌측 통행을 채택한 대표적인 국가는 일본이다. 일본의 좌측 통행은 허리 왼쪽에 칼을 차던 사무라이 문화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유력하다. 좁은 길에서 서로 스쳐 지나갈 때 칼집이 부딪히는 것을 피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좌측으로 걷는 문화가 정착했다는 분석이다.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영국의 기술을 받아들여 철도를 건설하면서 좌측 통행 시스템이 교통 전반에 공식적으로 자리 잡았다.
좌측 통행 운전 시스템

좌측 운전이 필요한 주요 여행 국가

해외에서 운전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음 국가들의 교통 시스템을 숙지할 필요가 있다.

아시아: 일본,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유럽: 영국, 아일랜드, 몰타, 키프로스

오세아니아: 호주, 뉴질랜드

아프리카: 남아프리카 공화국
좌측 통행 운전
이처럼 도로의 통행 방향에는 수백 년의 역사와 문화적 배경이 담겨 있다. 좌측 통행 국가를 방문하기 전 이러한 유래를 알고 본다면 낯선 도로 풍경이 한층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실제 운전 시에는 한국과 반대인 와이퍼와 방향 지시등의 위치를 미리 숙지하는 것이 안전 운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