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다고 예약했다간 낭패”
9월에 피해야 할 해외여행지

사진=vietjetair
성수기가 끝나는 9월, 해외 항공권을 검색하다 보면 “이 가격이면 갈 만한데?” 싶은 상품이 눈에 들어온다. 사람은 줄고 숙박비 부담도 낮아져 늦캉스를 떠나기 좋은 달처럼 보인다. 하지만 휴양지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에메랄드빛 바다를 기대하고 떠났다가 비바람 때문에 호핑투어가 취소되고, 오션뷰 리조트에서 온종일 흐린 하늘만 바라볼 수도 있다. 9월에는 가격보다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기와 태풍’이다.

■ 푸껫·몰디브, 바다 보러 간다면 다시 생각해야

9월에 특히 날씨를 따져봐야 할 여행지는 태국 푸껫이다. 푸껫이 있는 안다만해는 9월에도 몬순의 영향을 받는다. 태국 관광청도 9월 바다 여행지로 안다만해 대신 코사무이 등이 있는 태국만 지역을 추천한다.

푸껫 여행의 핵심인 피피섬 호핑투어나 스노클링을 계획했다면 날씨가 여행 만족도를 좌우할 수밖에 없다. 파도가 높아지면 해양 액티비티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해변에 붉은 깃발이 설치되면 입수를 피해야 한다.
사진=몰디브관광청
몰디브 역시 ‘인생 바다’를 기대한다면 9월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몰디브 기상청에 따르면 남서몬순이 이어지는 우기는 통상 5월 중순부터 11월까지다.

우기라고 매일 비가 쏟아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성수기보다 리조트를 합리적인 가격에 예약할 기회도 생긴다. 하지만 맑은 하늘과 투명한 라군, 수상 액티비티가 여행의 최우선 목적이라면 날씨 운에 기대야 하는 시기다. 저렴한 리조트 가격만 보고 예약했다가 기대했던 풍경을 제대로 만나지 못할 수 있다.
사진=베트남 관광청
■ 호이안, 9월부터 ‘우기 스위치’ 켜진다

베트남은 지역별 날씨 차이가 커서 ‘9월 베트남 여행’이라고 하나로 묶으면 안 된다.

특히 중부 호이안은 9월부터 분위기가 달라진다. 8월까지 이어지던 건기가 끝나고 9월부터 우기에 접어든다. 10~11월에는 강수량과 홍수 위험이 더 커지며 9~11월은 태풍 영향도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호이안 여행의 매력은 노란 건물이 늘어선 올드타운을 걷고, 해 질 무렵 투본강과 등불이 어우러진 풍경을 보는 데 있다. 비가 계속되면 야외 관광 비중이 높은 여행 일정이 꼬이기 쉽다.

그렇다고 9월 베트남 전체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북부는 비가 줄고 기온이 내려가 여행하기 좋아지는 시기다. 사파와 무깡짜이에서는 황금빛으로 물드는 계단식 논 풍경도 만날 수 있다. 9월 베트남은 ‘갈까 말까’보다 ‘어디로 갈까’가 더 중요하다.
사진=일본관광청
■ 일본, 여행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태풍’이 변수

9월 일본은 조금 다르다. 여행을 피해야 할 정도로 날씨가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여름방학이 끝나면서 8월보다 관광객이 줄고, 홋카이도 일부 지역에서는 가을 분위기도 시작된다.

문제는 태풍이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은 늦은 8월부터 9월 상당 기간 태풍이 가장 빈번한 시기라며 일정에 여유를 둘 것을 권한다.

도쿄나 오사카 한 도시만 여행한다면 실내 관광으로 일정을 바꾸기 쉽지만 여러 도시를 열차로 이동하거나 섬 여행, 등산을 계획했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태풍이 직접 여행지를 통과하지 않더라도 항공기와 철도, 선박 운항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9월 일본을 예약한다면 관광지를 빽빽하게 넣기보다 하루 정도 일정 변경이 가능한 여유를 두는 편이 좋다. 출발 직전 태풍 경로를 확인하는 것도 필수다.
사진=보라이카 여행
■ 세부·보라카이, 호핑투어가 목적이라면 주의

한국인이 즐겨 찾는 필리핀 역시 9월은 우기 한가운데다. 필리핀 기상청(PAGASA)에 따르면 현지 우기는 6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다. 특히 7~10월은 태풍 시즌의 절정으로, 연중 태풍의 약 70%가 이 기간에 발달한다.

세부와 보라카이에서 리조트 휴식만 즐긴다면 비가 오더라도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하지만 호핑투어와 스노클링, 다이빙 등 바다가 여행의 주목적이라면 기상 상황에 따라 일정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결국 9월에 피해야 할 여행지는 따로 정해져 있다기보다 ‘여행 목적과 계절이 맞지 않는 곳’에 가깝다. 비 오는 날 리조트에서 쉬는 것도 좋다면 우기의 저렴한 가격이 오히려 기회다. 반대로 맑은 하늘과 바다를 보려고 비싼 휴가를 내는 여행이라면 몇 만원 싼 항공권 때문에 여행 전체를 날씨 운에 맡길 이유는 없다.

유난히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했다면 바로 결제하기 전에 한 번만 더 검색해보자. ‘○○ 9월 날씨’, ‘○○ 우기’, ‘○○ 태풍 시기’. 9월 해외여행에서 가장 비싼 실수는 항공권을 비싸게 사는 것이 아니라, 가장 싼 시기에 가장 날씨가 중요한 여행지를 고르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