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3박4일, 항공료까지 계산해 본 근거리 여행지
그래도 답은 있다. 항공권 한 장의 ‘최저가’만 보지 말고, 추석 첫날 출발해 연휴 마지막 날 돌아오는 3박4일 일정으로 맞춰 계산하는 것. 같은 날짜에 출발해도 일본보다 35만원가량 아낄 수 있는 곳이 있었고, 반대로 “가깝고 싸다”는 후쿠오카는 연휴 첫날 표값이 가장 높은 축에 들었다.
항공권 비교 서비스 트립닷컴에서 14일 확인한 결과, 서울 출발 후쿠오카행 항공권은 추석 연휴 첫날인 9월 24일 최저 편도 요금이 37만2700원이었다. 연휴 마지막 날인 27일 후쿠오카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최저 편도 요금은 19만1900원으로 나타났다. 두 항공권을 단순 합산하면 56만4600원이다.
비행시간은 약 1시간30분으로 가장 짧지만, 연휴 첫날 떠나는 조건에서는 ‘가성비 여행지’라는 말이 무색해진다. 특히 후쿠오카는 항공권이 저렴한 평일 출발 기준으로만 비교하면 매력적이지만, 많은 직장인이 출발을 몰아가는 추석 첫날에는 가격이 급격히 뛴다.
그렇다고 후쿠오카를 바로 지울 필요는 없다. 공항에서 하카타역까지 이동이 편하고, 시내만 돌아도 먹거리와 쇼핑, 온천 여행을 모두 즐길 수 있다. 다만 항공권에 50만원 이상을 쓸 생각이라면 숙소는 하카타역 바로 앞보다 지하철 노선이 닿는 외곽으로 넓혀 보는 편이 낫다. 짧은 3박4일 동안 이동시간을 줄이는 값까지 포함해 판단해야 한다.
타이베이는 일본보다 항공권이 싸다는 이야기가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었다. 같은 기준으로 9월 24일 서울발 타이베이 최저 편도 항공권은 22만7300원, 27일 귀국편 최저가는 24만7700원으로 확인됐다. 왕복 합계는 47만5000원이다. 후쿠오카보다 약 9만원 저렴하다.
가격 차이만 보면 크지 않아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타이베이는 도심 안에서 MRT만 잘 활용해도 택시비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야시장·카페·온천을 한 도시 안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3박4일처럼 시간이 짧은 여행에서는 도시 간 이동이 없는 점도 강하다.
다만 타이베이는 숙소가 변수다. 시먼딩과 타이베이역 인근의 인기 호텔은 추석 연휴에 먼저 동난다. 항공권에서 9만원을 아꼈더라도 숙소 1박 가격이 크게 오르면 이득이 사라질 수 있다. 숙소는 역세권을 고르되, 시먼딩 한복판보다 중산역·송산역 등으로 범위를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하노이다. 9월 24일 서울발 하노이 최저 편도 요금은 12만1700원, 27일 귀국편 최저가는 8만8100원이었다. 단순 왕복 기준 20만9800원으로, 후쿠오카보다 35만원 이상 저렴했다. ‘일본보다 싸다’는 말이 가장 선명하게 적용되는 곳이다.
하노이는 호안끼엠호수와 구시가지, 성요셉성당 등이 가까워 3박4일 도심 여행으로도 충분하다. 쌀국수와 반미, 카페까지 여행 경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장점이다. 친구나 가족과 함께 가면 객실 비용과 그랩 택시비를 나눌 수 있어 총액 차이는 더 커질 수 있다.
다만 하노이는 비행시간이 약 4시간30분 이상으로 후쿠오카보다 길다. 밤늦게 도착하는 항공편을 택하면 첫날은 사실상 사라진다. 항공권이 몇 만원 저렴하다는 이유로 도착 시간이 지나치게 늦은 편을 고르면, 짧은 연휴 여행에서는 오히려 아쉬움이 남는다. 공항 도착 시간과 호텔 체크인 가능 시간까지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이번 비교에서는 항공료만 놓고 보면 하노이, 도시 안에서 편하게 움직이려면 타이베이, 비행시간을 가장 아끼려면 후쿠오카가 각자 장점을 보였다. 후쿠오카는 가까운 대신 추석 첫날 항공권이 크게 올랐고, 타이베이는 일본보다 항공료가 낮지만 숙소를 함께 따져야 했다. 하노이는 항공권 차이가 가장 컸지만 비행시간이라는 조건이 붙었다.
추석 연휴 해외여행은 ‘어디가 제일 싸냐’보다 ‘어디서 내 시간을 가장 많이 쓸 수 있느냐’의 싸움에 가깝다. 출발일과 귀국일을 하루씩만 바꿔도 가격은 다시 달라진다. 수하물, 좌석 지정, 환불 조건을 더하면 최종 결제액도 달라진다. 항공권을 검색할 때는 왕복 최저가만 보지 말고, 출발·도착 시간과 숙소 3박 가격을 한 화면에 놓고 비교해야 한다.
*항공권 요금은 9월 14일 트립닷컴 검색 결과의 최저 편도 운임을 9월 24일 출발·27일 귀국 기준으로 단순 합산한 값이다. 실제 예약 시 좌석 잔여량, 수하물·좌석 지정, 환불 조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