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선 판매량 11.7% 급감하며 외면받지만, 유럽선 10배 더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 등극… 엇갈린 운명에 관심 집중
국내 경차 시장의 터줏대감, 기아 모닝이 ‘집 안’과 ‘집 밖’에서 극과 극의 대접을 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소비자들이 더 큰 차를 찾아 나서면서 판매량이 줄고 있지만, 바다 건너 유럽에서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 똑같은 차를 두고 어째서 이렇게 운명이 엇갈리는 것일까?
기아 더 뉴 모닝 측정면 (출처=기아)
‘큰 차’만 찾는 한국, 설 자리 잃은 경차
최근 국내 자동차 시장의 대세는 단연 ‘거거익선(크면 클수록 좋다)’이다. SUV나 대형 세단처럼 넉넉한 실내 공간과 다양한 편의 기능을 갖춘 차에 대한 선호도가 치솟고 있다.
기아 더 뉴 모닝 실내 (출처=기아)
좁은 골목과 실용성, 유럽은 ‘모닝’을 사랑해
하지만 모닝은 한국을 벗어나는 순간 ‘귀하신 몸’으로 변신한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출된 모닝은 무려 5만 65대에 달한다. 국내 판매량의 10배에 육박하는 엄청난 실적이다.
기아 더 뉴 모닝 측면 (출처=기아)
이러한 폭발적인 인기의 중심에는 유럽이 있다. ‘피칸토(Picanto)’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모닝은 유럽의 도로 환경에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유서 깊은 도시의 좁은 골목길을 요리조리 빠져나가고, 빡빡한 주차 공간에 쏙 들어가는 작은 차체는 단점이 아닌 최고의 장점이 된다.
여기에 뛰어난 연비 효율성과 합리적인 가격까지 더해지니,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 소비자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은 것이다.
기아 더 뉴 모닝 측정면2 (출처=기아)
이름 바꿔 달고 ‘베스트셀러’ 등극
모닝, 즉 피칸토의 인기는 기아의 유럽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정도다. 지난 5월 한 달간 유럽에서 5,767대가 팔렸는데, 이는 기아의 모든 판매 차종 가운데 ‘스포티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판매량이다. 유럽 시장에서 기아의 명실상부한 주력 모델 중 하나로 당당히 자리매김한 셈이다.
기아 더 뉴 모닝 측후면 (출처=기아)
똑같은 차를 두고 한국과 유럽의 반응이 이처럼 다른 것은, 자동차를 바라보는 두 시장의 문화와 환경 차이를 명확히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다. 국내에서의 부진을 딛고 해외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낸 ‘작은 거인’ 모닝의 다음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