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 마음 잡아라”... BYD에 밀린 테슬라, 중국 시장 겨냥한 ‘모델 Y L’로 명예회복 나선다
전기차의 ‘아이콘’으로 불리며 콧대 높던 테슬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무려 8개월 연속 중국 판매량이 곤두박질치자, 결국 자존심을 접고 현지 입맛에 맞춘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기존 모델 Y의 몸집을 키우고 좌석을 늘린 6인승 SUV, ‘모델 Y L’이다. 올가을 중국 시장 공식 출격을 앞두고, BYD 등 토종 강자들에게 빼앗긴 왕좌를 되찾기 위한 테슬라의 절박한 승부수가 시작됐다.
테슬라 모델Y (출처=테슬라)
18cm 길어진 몸집, 중국 아빠들 ‘취향 저격’
이번에 공개된 ‘모델 Y L’의 가장 큰 특징은 단연 ‘크기’다. 기존 모델 Y보다 차체 길이가 약 180mm 길어졌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도 50mm나 늘어났다. 이는 최근 중국에서 ‘다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여러 명이 함께 탈 수 있는 6~7인승 대형 SUV의 인기가 폭발하고 있다는 점을 정조준한 전략이다.
덩치만 커진 게 아니다, 심장도 ‘업그레이드’
모델 Y L은 몸집만 키운 ‘속 빈 강정’이 아니다. 심장도 한층 강력해졌다. 전륜과 후륜에 각각 전기모터를 장착한 듀얼모터 시스템은 합산 최고출력 약 456마력이라는 막강한 힘을 뿜어낸다. 웬만한 스포츠카 부럽지 않은 성능으로, 거대한 차체를 가뿐하게 이끈다.
테슬라 모델Y 주니퍼 상상도 (출처=PR디자인TM)
테슬라의 굴욕, 왜 ‘중국 맞춤형’인가?
테슬라가 이처럼 노골적으로 ‘중국 맞춤형’ 모델을 내놓은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였던 모델 Y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판매량이 급감하며 BYD에 순수 전기차 판매량 세계 1위 자리를 완전히 내줬다. 심지어 지난 4월에는 유럽 시장에서조차 BYD에 역전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테슬라 모델Y(사진=테슬라 코리아 제공)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