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전기차’의 반란, 3열 시트 달고 카니발의 영역까지 넘본다

테슬라 모델Y 롱휠베이스 6인승 버전의 윤곽이 드러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뼈대와 구성을 갖춘 이 모델은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첫 생산을 시작하며 ‘패밀리 전기 SUV’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떠올랐다.
테슬라 모델 Y 롱 휠베이스 측정면 (출처=중국-공업정보화부)
테슬라 모델 Y 롱 휠베이스 측정면 (출처=중국-공업정보화부)

몸집부터 키웠다…‘거주성’에 모든 것을 걸다

이번 모델의 핵심은 단연 ‘크기’다. 이름에 붙은 ‘롱휠베이스’라는 단어가 모든 것을 말해준다. 기존 모델Y보다 차체 길이는 186mm, 높이는 44mm 늘어났고, 실내 공간을 좌우하는 휠베이스(축간거리)는 무려 150mm나 길어졌다.

테슬라 모델 Y 롱 휠베이스 후면 (출처=중국-공업정보화부)
테슬라 모델 Y 롱 휠베이스 후면 (출처=중국-공업정보화부)
수치만으로는 감이 오지 않을 수 있다. 쉽게 말해 실내, 특히 2열과 새롭게 추가된 3열의 다리 공간이 대폭 넓어졌다는 의미다. 단순히 트렁크 공간만 늘린 것이 아니라, 승객이 머무는 공간 자체를 키워 패밀리카로서의 본질적인 가치를 극대화한 설계다.

‘캡틴 체어’로 완성한 6인승, 모델X와는 다른 길

새로운 모델Y는 3열 구조를 채택하며 6인승으로 재탄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2열이다. 3명이 앉는 평범한 벤치 시트 대신, 2개의 독립된 ‘캡틴 체어’가 자리 잡았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측정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측정면 (출처=테슬라)
이는 형님 격인 모델X의 6인승 구성과 같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다르다. 화려한 고급감보다는 실용성에 초점을 맞췄다. 캡틴 체어 덕분에 승객은 한층 안락한 승차감을 누릴 수 있고, 가운데 복도를 통해 3열로 드나들기도 훨씬 수월해졌다. ‘플래그십’의 상징성보다는 ‘우리 가족’의 편안함을 택한 영리한 전략이다.

더 강력해진 심장, 새로운 디자인은 덤

몸집이 커진 만큼 힘도 보강했다. 새로운 듀얼모터는 최고출력 455마력을 발휘, 기존 퍼포먼스 모델보다 소폭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늘어난 무게를 상쇄하고도 남을 넉넉한 힘으로 여유로운 주행이 가능하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출처=테슬라)
외관에도 소소한 변화를 줬다. 공기역학 성능을 개선한 새로운 디자인의 전용 휠과 리어 스포일러가 장착되며, 고급스러운 ‘골드’ 외장 색상이 추가되어 기존 모델과 차별점을 둔다.

중국에서 첫발, 다음은 전 세계…현대차·기아 ‘긴장’

모델Y 롱휠베이스는 올가을 중국 시장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이미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에 돌입했으며, 이후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가 확실시된다.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실내1열 (출처=테슬라)
테슬라 모델 Y 주니퍼 런치 에디션 실내1열 (출처=테슬라)
이는 현대차 아이오닉 7, 기아 EV9 등 비슷한 체급의 국산 3열 전기 SUV와 정면 승부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경쟁 모델들이 V2L(차량 전원 공급 기능)과 같은 다양한 편의 기능으로 승부수를 던진다면, 테슬라는 압도적인 슈퍼차저 충전망과 소프트웨어 경쟁력으로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국민 전기차’라는 타이틀을 넘어 ‘국민 아빠차’ 자리까지 넘보는 모델Y의 새로운 도전이 중대형 전기 SUV 시장에 어떤 태풍을 몰고 올지, 흥미로운 관전이 시작됐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