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ADAS 뺀 ‘위안 업 파일럿’ 출시… 보조금 적용 시 1천만 원 미만 가능성, 국내 시장 생태계 파괴 예고

세계 1위 전기차 기업 BYD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핵폭탄급 가격의 신차를 투하했다. 현대 코나와 동급인 소형 전기 SUV BYD 위안 업의 초저가 모델을 약 1,450만 원(7만 4,800위안)이라는 충격적인 가격에 출시한 것이다. 이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가격 질서를 뿌리부터 뒤흔드는 무자비한 ‘가격 전쟁’의 선전포고다.
BYD 위안 업 파일럿은 32kWh 배터리 탑재로 최대 310km 주행이 가능하다 (출처=BYD)
BYD 위안 업 파일럿은 32kWh 배터리 탑재로 최대 310km 주행이 가능하다 (출처=BYD)


‘뺄 건 빼고, 지킬 건 지켰다’ 영리한 원가절감

BYD는 2025년 상반기 글로벌 판매 150만 대 돌파를 기념해 ‘위안 업 파일럿’ 에디션을 선보였다. 이 모델의 핵심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가장 비싼 부품 중 하나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신의 눈(God’s Eye)’을 과감하게 덜어냈다. 고가의 레이더와 반도체 칩을 제외하며 원가를 획기적으로 낮춘 것이다.

BYD 위안 업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BYD)
BYD 위안 업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BYD)
하지만 결코 ‘깡통차’는 아니다. 10.1인치 회전형 센터 디스플레이와 8.8인치 디지털 계기판, 음성인식 등 기본적인 편의 기능을 담당하는 스마트 콕핏 시스템은 그대로 유지해 상품성을 지켰다. 겉모습이나 실내 경험에서는 원가 절감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는 의미다.

‘코나와 동급, 주행거리는 비슷’… 위협적인 스펙

더욱 놀라운 것은 성능이다. BYD 위안 업 파일럿은 32kWh 용량의 LFP(리튬인산철) 블레이드 배터리를 탑재해 중국 CLTC 기준으로 301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다.
BYD 위안 업 측정면 (출처=BYD)
BYD 위안 업 측정면 (출처=BYD)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현대 코나 일렉트릭 스탠다드 모델이 48.6kWh 배터리로 국내 인증 311km를 주행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작은 배터리로 거의 비슷한 주행 효율을 내는 셈이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 기술력 덕분이다.

만약 한국에 상륙한다면? ‘재앙의 시작’

이 차가 진짜 무서운 이유는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위안 업은 ‘아토 2’라는 이름으로 해외 시장에 판매된다. 만약 이 모델이 한국 땅을 밟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BYD 위안 업 측후면 (출처=BYD)
BYD 위안 업 측후면 (출처=BYD)
현재 코나 일렉트릭의 시작 가격은 4,152만 원이다. 위안 업 파일럿은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만약 BYD가 이 차를 1천만 원 중반대에 출시하고,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정책에 따라 국고 및 지자체 보조금을 전액 수령한다면 최종 실구매가는 1천만 원 미만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는 코나를 위협하는 수준을 넘어, 캐스퍼 같은 경차 시장마저 초토화시킬 수 있는, 말 그대로 국내 자동차 시장의 생태계 파괴를 의미한다.
BYD 위안 업 정면 (출처=BYD)
BYD 위안 업 정면 (출처=BYD)
기술 과시의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얼마나 더 싸게, 더 효율적으로 만드느냐가 시장의 지배자를 가릴 것이다. 국경 너머에서 시작된 ‘가격 전쟁’의 경고등이 그 어느 때보다 밝게 켜졌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