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틀리, W12 엔진 마지막 모델 ‘바투르 컨버터블’ 공개… 전 세계 16대 한정, 가격은 약 37억 원

벤틀리의 비스포크 부서 뮬리너(Mulliner)가 전설적인 6.0리터 W12 엔진의 마지막을 장식할 오픈톱 모델, ‘바투르 컨버터블’을 공개했습니다. 전 세계 단 16대만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이 자동차의 가격은 약 37억 원. 공개와 동시에 16대 모두 계약이 완료되며, 단순한 자동차를 넘어 내연기관 시대의 가장 화려한 유산이 될 것임을 증명했습니다.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측정면 (출처=벤틀리)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측정면 (출처=벤틀리)


W12 엔진의 마지막 포효, 740마력의 심장

바투르 컨버터블의 핵심은 20년 넘게 현대 벤틀리의 상징이었던 6.0리터 W12 트윈터보 엔진의 가장 강력하고 화려한 ‘고별사’라는 점입니다. 2003년 컨티넨탈 GT와 함께 등장해 벤틀리를 세계 최정상급 럭셔리 브랜드로 이끈 이 심장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집니다.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측후면 (출처=벤틀리)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측후면 (출처=벤틀리)


뮬리너의 장인들은 이 마지막 엔진에 풀 티타늄 배기 시스템과 업그레이드된 터보차저를 더해, 최고출력 740마력, 최대토크 102kg.m라는 경이로운 성능을 완성했습니다. 곧 V8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게 자리를 물려줄 W12 엔진이 남기는 가장 강렬한 마지막 포효입니다.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실내 (출처=벤틀리)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실내 (출처=벤틀리)


자동차가 아닌 예술품, 뮬리너의 코치빌딩

이 차가 37억 원이라는 가격표를 당당히 붙일 수 있는 이유는, 1760년대 마차 제작 시절부터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코치빌더, 뮬리너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코치빌딩’이란 기존 차량의 뼈대 위에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의 차체와 실내를 고객 한 명만을 위해 수작업으로 빚어내는 자동차 제작 방식의 정점입니다.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디스플레이 (출처=벤틀리)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디스플레이 (출처=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의 실내는 럭셔리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송풍구 조절 장치나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 같은 주요 부품을 18K 골드로 3D 프린팅해 장착하는 옵션은 이 차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공개된 1호차는 운전석과 조수석의 가죽 색상과 소재를 완전히 다르게 구성하는 등, 오직 수작업으로만 가능한 개인화의 정수를 담았습니다.

16명만을 위한 궁극의 그랜드 투어러

바투르 컨버터블은 완벽한 2인승 오픈톱 그랜드 투어러로 설계됐습니다. 뒷좌석을 과감히 없앤 공간에는 차량 실내와 완벽하게 맞춰 제작된 맞춤형 여행 가방 세트가 자리합니다. 19초 만에 열리는 소프트톱을 열고, 16명의 선택된 오너만이 두 사람만의 완벽한 여정을 떠날 수 있습니다.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맞춤형 가죽 여행 가방 (출처=벤틀리)
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 맞춤형 가죽 여행 가방 (출처=벤틀리)
바투르 컨버터블은 내연기관 시대의 럭셔리가 도달할 수 있는 최후의 정점을 보여주는 움직이는 유산입니다. 비록 16명의 선택된 오너만이 그 운전대를 잡겠지만, 그 존재만으로 자동차 역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것입니다.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