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팅 나파 가죽에 12.3인치 화면까지... ‘가성비’로는 설명이 안 되는 고급감

2천만 원 안팎의 예산으로 그랜저급 대형 세단을 고민 중이라면 이 차, 기아 K7 프리미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1,850만 원이라는 놀라운 가격표를 달고 중고차 시장에 등장한 이 녀석은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가심비’까지 자극하며 현명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K7 프리미어 실내 (출처=기아)
K7 프리미어 실내 (출처=기아)


아빠들의 드림카, 어쩌다 ‘가성비 킹’이 됐나

기아 K7 프리미어는 2019년 6월에 등장해 K8에 자리를 물려주기까지 약 2년간 9만 대 넘게 팔린 인기 모델이다. 당시 ‘그랜저 대항마’로 불리며 팽팽한 경쟁을 벌였던 이 차가 이제는 감가를 거치며 중고차 시장의 숨은 보석으로 떠올랐다.
K7 프리미어 측정면 (출처=기아)
K7 프리미어 측정면 (출처=기아)


놀라운 것은 가격이다. 중고차 플랫폼 엔카닷컴 기준으로 영업용 이력 없이 주행거리 10만 km 미만의 무사고 매물이 1,850만 원부터 시작한다. 조금 더 투자해 2천만 원 초중반대 예산을 잡으면, 주행거리가 짧고 옵션이 풍부한 ‘신차급’ 매물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신형 아반떼를 살 돈으로 한 체급 위, 아니 두 체급 위의 고급감을 누릴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랜저엔 없는 ‘한 끗’, 문을 여는 순간 느낀다

K7 프리미어가 중고 시장에서 재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단연 ‘고급감’이다. 당시 경쟁 모델이었던 더 뉴 그랜저와 비교해도 한 수 위라는 평이 많았다. 최하위 트림부터 천연 가죽 시트와 12.3인치 대화면 내비게이션, 전자식 변속 레버를 기본으로 장착하는 파격을 보여줬다.

K7 프리미어 측후면 (출처=기아)
K7 프리미어 측후면 (출처=기아)
상위 트림으로 눈을 돌리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몸을 감싸는 퀼팅 나파 가죽 시트와 천장을 뒤덮은 스웨이드 내장재는 제네시스가 부럽지 않을 정도의 만족감을 선사한다. 그저 그런 플라스틱 내장재에 질렸다면, 문을 여는 순간부터 느껴지는 K7 프리미어의 고급스러운 실내는 분명 매력적인 선택지다.

구매 버튼 누르기 전, ‘이것’ 하나만은 꼭!

물론 장점만 있는 차는 없다. K7 프리미어 2.5 가솔린 모델은 ‘스마트스트림’ 엔진의 고질적인 엔진오일 감소 이슈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모든 차에서 발생하는 문제는 아니지만, 구매 전 반드시 엔진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고 관련 정비 이력을 확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기아 K7 측정면2 (출처=기아)
기아 K7 측정면2 (출처=기아)
하지만 이 부분만 잘 확인한다면 K7 프리미어는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꾸준히 관리된 차량은 20만 km 이상을 주행해도 쌩쌩한 컨디션을 자랑할 만큼 뛰어난 내구성으로 정평이 나 있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운 상품성에 내구성까지 갖췄으니, 택시나 렌터카 시장에서 그토록 사랑받았던 것 아닐까.

‘그랜저’라는 이름값 대신 합리적인 가격에 실속 있는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당신에게, K7 프리미어는 꽤 괜찮은 정답지가 될 수 있다.

동치승 기자 don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