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인치 듀얼스크린에 보스 오디오까지, 동급에선 반칙 수준
준중형 세단 시장의 오랜 강자, 닛산 센트라가 아반떼와 K4를 정조준하고 돌아왔다. 2천만 원대라는 파격적인 가격표에 동급을 압도하는 실내 고급감, 그리고 ‘관세 0%’라는 비밀 무기까지 장착했다. ‘가성비’만으로는 설명이 부족한 이 차의 등장이 시장 판도를 어떻게 뒤흔들지 벌써부터 흥미진진하다.
닛산 2026년형 센트라 측정면 (출처=닛산)
못생겼단 말은 옛말, 환골탈태한 디자인
솔직히 이전 센트라는 디자인으로 주목받는 차는 아니었다. 하지만 9세대로 거듭난 신형은 다르다. 전기차 아리야에서 시작된 닛산의 최신 디자인 언어를 입고 완전히 다른 차로 태어났다. 날렵한 LED 헤드램프와 파격적인 V-모션 그릴이 어우러진 앞모습은 “이게 정말 센트라가 맞아?”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세련됐다.
닛산 2026년형 센트라 측면 (출처=닛산)
덩치도 꿀리지 않는다. 전장 4,655mm, 휠베이스 2,705mm로 현행 아반떼와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당당한 체격을 갖췄다. 더 이상 엔트리 세단의 왜소한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안정적이면서도 역동적인 비율은 도로 위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다.
이게 엔트리급 실내? ‘반칙’에 가까운 업그레이드
이번 풀체인지의 진짜 하이라이트는 실내다. 운전석에 앉는 순간, 모든 편견이 깨진다. 동급 최초로 적용된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2.3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하나로 이어진 파노라믹 디스플레이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마치 한 체급 위의 차에 앉아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닛산 2026년형 센트라 실내 디스플레이 (출처=닛산)

닛산 2026년형 센트라 실내 (출처=닛산)
진짜 무기는 ‘가격표’, 관세 0%의 나비효과
아무리 차가 좋아도 비싸면 그림의 떡이다. 하지만 신형 센트라의 진짜 무서움은 바로 ‘가격’에 있다. 북미 시장 시작 가격이 현행 모델과 비슷한 2만 달러 초반대(약 2,800만 원)에서 책정될 전망이다. 이 정도 상품성 변화에 가격 동결이라니, 놀라울 따름이다.여기에는 숨은 비결이 있다. 바로 ‘관세’다.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센트라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덕분에 미국 수출 시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반면 한국에서 생산되는 아반떼나 K4는 높은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가격 차이만 수백만 원에 달할 수 있다. 잔고장 적기로 유명한 닛산의 내구성은 덤이다.

닛산 2026년형 센트라 측후면 (출처=닛산)
이석호 기자 sh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