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10개 유로 제어 ‘데카 밸브’로 에너지 효율 혁신
부품 부피 줄이고 주행거리 늘려… 2032년 글로벌 1위 목표

슬림 HVAC - 출처 : 현대위아
슬림 HVAC - 출처 : 현대위아




전기차 보급의 최대 걸림돌로 꼽히는 ‘주행거리’와 ‘충전 효율’ 문제를 해결할 핵심 기술이 국내 기업에 의해 개발됐다. 겨울철 히터 가동 시 주행거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전기차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열관리 솔루션이 등장해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대위아는 차세대 모빌리티 열관리 기술의 정점이 될 ‘통합 열관리 모듈(ITMS)’을 공개했다. 이번에 선보인 ITMS는 차량 내부에 분산되어 있던 각종 열관리 부품과 기능을 하나의 모듈로 통합한 시스템이다. 전기차의 전력 효율을 극대화하고 내부 공간 활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것이 강점이다.



쿨링 모듈 - 출처 : 현대위아
쿨링 모듈 - 출처 : 현대위아





세계 최초 데카 밸브 기술 확보



이번 기술의 핵심은 세계 최초로 적용된 ‘데카 밸브(Deca Valve)’다. 데카 밸브는 10개의 포트 구조를 가진 밸브로, 냉각수와 냉매의 흐름을 복합적으로 제어한다. 기존 시스템이 단순 냉각이나 난방에 그쳤다면, 이 기술은 배터리 냉각, 구동 모터 열관리, 실내 냉난방 등 총 7가지 작동 모드를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조절한다.



통합 열관리 모듈 - 출처 : 현대위아
통합 열관리 모듈 - 출처 : 현대위아





현대위아 측은 이를 통해 기존 열관리 시스템 대비 부품 수를 30%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부품이 줄어든 만큼 차량의 무게는 가벼워지고, 배터리를 탑재할 수 있는 공간이나 실내 거주 공간은 15% 이상 넓어지는 효과를 거뒀다. 이는 결과적으로 전기차의 연비(전비) 상승으로 이어진다.




콘셉트 차량 - 출처 : 현대위아
콘셉트 차량 - 출처 : 현대위아


공간 활용도 높인 차세대 부품



함께 공개된 신형 쿨링 모듈과 슬림 공조 시스템(HVAC)도 눈길을 끈다. 신형 쿨링 모듈은 두 개의 라디에이터를 하나로 합쳐 두께를 20% 줄이고 무게를 7% 덜어냈다. 특히 최대 70도까지 기울어지도록 설계해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고 프런트 트렁크(프렁크) 공간을 추가로 확보했다.




실내 공조를 담당하는 슬림 HVAC는 기존 제품보다 높이를 30% 이상 낮췄다. 대시보드 내부 공간을 줄여 탑승자의 레그룸을 넓히는 동시에 풍량 제어와 소음 저감 기술을 더해 정숙성을 강화했다. 운전석과 조수석, 뒷좌석의 온도를 각각 다르게 설정할 수 있는 3존 독립 공조 기능으로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2032년 글로벌 열관리 시장 선도 목표



현대위아는 이번 기술 공개를 기점으로 2032년까지 글로벌 열관리 시장의 ‘톱 티어’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창원 공장에 관련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연구개발 투자를 대폭 늘리고 있다. 실제 현대위아의 열관리 분야 특허 출원 건수는 2021년 대비 약 6배 급증하며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기차 시대에는 엔진의 폐열을 사용할 수 없어 열관리 시스템이 주행거리를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테슬라가 옥토 밸브(8개 포트)로 혁신을 일으켰다면, 현대위아의 데카 밸브(10개 포트)는 그보다 한 단계 진보한 정밀 제어 기술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현대위아는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 제어 기술과 친환경 냉매 연구를 병행하며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전략이다.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