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첫 픽업트럭 타스만, 호주 시장 초기 부진에 ‘디자인 전면 수정’ 착수
“정통성 부족하다”는 혹평… ‘위켄더’ 콘셉트가 구원투수 될까
타스만/출처-기아
기아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야심 차게 내놓은 첫 픽업트럭 ‘타스만’의 디자인을 출시 몇 달 만에 전면 재검토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전략 시장인 호주에서 예상보다 저조한 초기 판매량을 기록하며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고조된 탓이다.
많은 현지 소비자들이 타스만의 전면부 디자인과 전체적인 비율이 기존 픽업트럭 시장의 ‘정통성’과 거리가 멀다는 반응을 보인 것이 결정적이었다. 강인함과 세련미 사이에서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기아는 시장의 냉정한 피드백을 수용해 즉각 디자인 수정 작업에 돌입했다. 이는 단순한 부분 변경이 아닌, 기아의 픽업 라인업 전체에 영향을 미칠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호주 시장 외면에 결국 칼 뺀 기아
타스만/출처-기아
타스만은 호주를 시작으로 글로벌 픽업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시장의 첫 반응은 차가웠다. 소비자들은 차량의 성능보다 외관에서 느껴지는 ‘첫인상’에 실망감을 표했다. 특히 픽업트럭 시장은 보수적인 성향이 강해, 전통적으로 강인하고 투박한 이미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다. 타스만의 디자인은 다소 실험적이라는 평가를 피하지 못했다.
내부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있었지만, 실제 판매 흐름은 예상을 빗나갔다. 결국 기아는 타스만의 상품성을 지키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글로벌 브랜드로서 특정 시장의 감성과 헤리티지를 존중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구원투수로 떠오른 위켄더 콘셉트
기아가 디자인 개선의 실마리를 찾은 것은 ‘타스만 위켄더 콘셉트’에서였다. 서울모빌리티쇼에서 공개된 이 콘셉트 모델은 넓은 차체와 견고한 오프로더 감성을 극대화한 디자인으로, 기존 양산형 모델보다 훨씬 완성도가 높다는 찬사를 받았다.
실제로 기아 내부에서도 양산형보다 위켄더 콘셉트의 방향성이 더 적합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디자인팀과 개발팀 간의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위켄더가 보여준 강렬한 실루엣과 안정적인 비율은 호주 시장이 요구하는 정통 픽업 스타일과도 맞아떨어져, 해외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콘셉트카의 모든 요소를 양산형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만큼, 구조 변경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 핵심 디자인 요소를 선별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타스만/출처-기아
디자인 수정 후 반전 가능할까
현재 기아는 시장 반응과 내부 평가를 종합해 타스만의 구체적인 개선안을 개발 중이다. 픽업 시장은 브랜드 고유의 정체성과 디자인 언어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분야인 만큼, 기아는 이번 수정을 통해 타스만을 시장에 최적화시키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디자인 개선이 이뤄진다면 타스만이 현재의 부진을 극복하고 경쟁 모델과 차별화된 강점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뼈아픈 첫 출발이 오히려 개선의 기회가 되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의 발 빠른 대처가 타스만의 판매 반전으로 이어질지, 새롭게 공개될 모습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타스만 위켄더 콘셉트/출처-기아
타스만/출처-기아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