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위를 달리는 플래그십 SUV ‘양왕 U8’부터 엔트리급 ‘돌핀’까지 풀라인업 공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과 가격 전쟁 예고, 국내 전기차 시장 판도 바꿀까
양왕 U8/출처-BYD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서울 송파에 전시장을 열고 본격적인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위례, 문정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해 3040 부모들의 전기차 수요가 높은 핵심 상권을 정조준한 것이다. 현대차·기아가 장악한 국내 전기차 시장에 BYD의 공세가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3040 부모 마음 정조준한 패밀리 EV 라인업
BYD가 송파 전시장의 문을 열면서 내세운 전략은 ‘가족’이다. 지하철 9호선 석촌고분역 바로 앞에 위치해 접근성을 높인 이곳에는 국내에 출시된 패밀리 전기차 3종(아토 3, 씰, 씨라이언 7)이 전면에 배치됐다. 전기차를 처음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실용성과 합리적인 가격을 직접 체감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다.
양왕 U8/출처-BYD
특히 실내 공간과 안전 사양을 중시하는 3040 부모층을 겨냥해 상담과 체험 중심의 동선을 마련했다. 전시장을 방문한 한 30대 남성은 “아이들이 있어 큰 차를 보고 있는데, 국산 전기차와 비교해 가격이나 성능 면에서 어떤지 직접 확인하러 왔다”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BYD는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주력 패밀리 EV 라인업을 모두 배치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물 위를 달리는 자동차 양왕 U8의 충격적 기술력
이번 송파 전시장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것은 단연 BYD의 하이엔드 서브 브랜드 ‘양왕(Yangwang)’의 플래그십 SUV ‘U8’이다. 국내 최초로 공개된 이 모델은 BYD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에 도달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U8은 단순히 모래 언덕을 주행하는 수준을 넘어, 네 바퀴가 독립적으로 구동해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하는 ‘탱크 턴’이 가능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타이어 펑크 시에도 세 바퀴만으로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며, 침수 등 비상 상황에서는 차체가 물에 떠서 최대 30분간 이동하는 ‘비상 부유’ 기능까지 탑재했다. 이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선 기술적 과시로, 소비자들에게 BYD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단번에 각인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양왕 U8/출처-BYD
캐스퍼 긴장시키는 가성비 끝판왕 돌핀
프리미엄 라인업으로 기술력을 뽐냈다면, 소형 전기차 ‘돌핀’으로는 가격 공세를 예고했다. 최근 환경부 인증 절차를 마친 돌핀은 국내 출시 준비를 사실상 완료한 상태다. 49.9kWh 배터리를 탑재해 복합 307km의 주행거리를 확보했으며, 전장 4150mm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보다 큰 차체를 자랑한다.
업계에서는 돌핀의 가격이 국산 소형 전기차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비, 공간, 가격을 모두 고려했을 때, 도심 주행 중심의 첫 전기차를 찾는 소비자에게는 거부하기 힘든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캐스퍼 일렉트릭의 강력한 경쟁자 등장은 국내 소형 전기차 시장의 가격 경쟁을 더욱 부채질할 전망이다.
양왕 U8/출처-BYD
전국 30곳 확장 현대기아 독점 깰까
BYD코리아는 송파 전시장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전국에 30개의 전시장을 구축하며 판매 네트워크를 빠르게 확장할 계획이다. 수도권뿐 아니라 주요 광역시까지 거점을 확보해 전국 단위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엔트리급 ‘돌핀’부터 패밀리용 SUV ‘아토 3’, 그리고 프리미엄 ‘양왕 U8’까지 다각화된 라인업을 앞세운 BYD의 공세는 국내 전기차 시장의 구조를 흔들기에 충분하다. 가격과 기술력을 무기로 한 BYD의 본격적인 상륙이 현대차·기아의 독주 체제에 균열을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