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AI 자율주행 기술로 테슬라에 정면 도전
테슬라 FSD ‘반값’ 수준… 2027년부터 본격 상용화 예고

자율주행 - 출처 : 혼다
자율주행 - 출처 : 혼다




테슬라의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길 조짐이다. 일본의 대표 자동차 제조사 혼다와 닛산이 테슬라 FSD(완전자율주행)의 ‘반값’을 내세운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 출시를 예고하며 정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동안 자율주행 기술 분야에서 다소 보수적인 행보를 보였던 일본 완성차 업계의 파격적인 선언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밀지도 없이 달린다 혼다의 승부수



선두 주자는 혼다다. 혼다는 오는 2027년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율주행 차량을 본격적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27년 4월 이후 출시될 SUV ‘베젤 하이브리드(HEV)’와 순수 전기차 세단 ‘살룬(Saloon)’에 해당 시스템이 최초로 탑재될 예정이다.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 출처 : 닛산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 출처 : 닛산




혼다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미국 AI 스타트업 헬름AI(Helm.ai)의 기술과 혼다의 차량 제어 기술을 결합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고가의 장비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한 고정밀 3차원(3D) 지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 그리고 AI의 판단만으로 주행 환경을 인식하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이는 테슬라가 추구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이를 통해 시스템 구축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적용 범위를 넓히는 ‘확장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해야 하는 ‘감독형’ 자율주행 단계지만, 조향과 가감속 등 대부분의 주행 제어를 AI가 담당해 운전자의 피로를 크게 줄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 넘어 북미 시장까지 정조준



혼다는 일본 내수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해당 자율주행 기술을 경차와 주력 시장인 북미 판매 차종까지 순차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이는 일본 내수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 자율주행 기술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율주행 - 출처 : 혼다
자율주행 - 출처 : 혼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자동차가 스스로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감각을 제공할 것”이라며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닛산도 가세 테슬라 FSD 가격 정조준



혼다의 도전에 닛산도 가세하며 판을 키우고 있다. 닛산은 영국 AI 기업 웨이브(Wayve)와 손잡고 카메라 기반의 ‘핸즈프리-아이즈온(Hands-free, Eyes-on)’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2028년 초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가격 경쟁력에 방점을 찍었다.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 출처 : 닛산
자율주행 프로토타입 - 출처 : 닛산


닛산이 목표로 하는 시스템 가격은 약 4000달러(약 550만 원) 수준으로, 현재 약 8000달러에 판매되는 테슬라 FSD의 절반에 불과하다. 일본과 북미 시장이 우선 적용 대상이며, 아르마다, 패스파인더, 로그 등 주력 SUV 모델이 탑재 후보로 거론된다. 이처럼 일본 완성차 업계가 AI 자율주행 기술을 고리로 연합 전선을 구축하면서, 테슬라가 장악해 온 자율주행차 시장의 경쟁은 한층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