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에 487km,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 대기자 폭주
해치백 버리고 크로스오버로 변신, 테슬라 충전망까지 사용

닛산 리프 3세대 옵션 / 사진=닛산
닛산 리프 3세대 옵션 / 사진=닛산




닛산이 3세대 신형 ‘리프’의 본격적인 생산을 알리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파란을 예고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공개된 파격적인 가격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미국 시장 출시 가격은 2만 9990달러, 우리 돈으로 약 4100만 원부터 시작한다. 이는 현지 전기차 평균 가격의 절반에 불과한 수준으로, ‘가성비’를 앞세워 시장 판도를 뒤흔들겠다는 닛산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벌써부터 현지에서는 구매 대기자가 급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인사이드EVs는 3세대 리프를 ‘2025년 올해의 돌파구’로 선정하며 가격, 기술, 디자인 모든 면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

테슬라 충전망까지 품은 파격적인 변화



이번 3세대 리프의 가장 큰 특징은 충전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이다. 테슬라의 충전 방식인 NACS(북미충전표준) 포트를 기본으로 장착, 미국 전역에 촘촘히 깔린 테슬라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충전기에 플러그만 꽂으면 차량 인증부터 결제까지 자동으로 이뤄지는 ‘플러그 앤 차지(Plug & Charge)’ 기능까지 지원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충전 인프라 접근성은 전기차 구매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신형 리프가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며 강력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했다.



테슬라 슈퍼 차저 / 사진=테슬라
테슬라 슈퍼 차저 / 사진=테슬라


해치백 버리고 매력적인 크로스오버로



디자인 역시 완전히 새로워졌다. 과거 1, 2세대가 준중형 해치백 형태였던 것과 달리, 3세대 리프는 날렵한 패스트백 스타일의 소형 크로스오버 SUV로 재탄생했다. 닛산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CMF-EV를 기반으로 설계돼 더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하며 가족 친화적인 이미지를 강조했다.

차체 크기는 커졌지만, 공기 저항을 최소화하는 설계를 통해 주행 효율성을 높였다. 실내에는 14.3인치 듀얼 디스플레이, 18인치 휠, 구글 기반 내비게이션, 파노라마 선루프 등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최신 편의 사양을 대거 탑재해 상품성을 극대화했다.

성능과 주행거리 두 마리 토끼 잡았다



닛산 리프 3세대 내부 / 사진=닛산
닛산 리프 3세대 내부 / 사진=닛산


성능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상위 트림에는 최대 75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해 1회 충전 시 미국 EPA 기준으로 487km를 주행할 수 있다. 이는 이전 모델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217마력의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전기 모터를 장착했으며, 최대 150kW급의 급속 충전도 지원한다.

기본형인 S+ 트림은 52kWh 배터리와 174마력 모터를 탑재해 약 300km의 주행거리를 확보, 도심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1조 원 투자로 생산 혁신까지



3세대 리프는 영국 선덜랜드 공장에서 생산된다. 닛산은 이 공장에 약 4억 5천만 파운드(약 8900억 원)를 투자해 전기차 전용 생산 시설로 전면 개편했다. 고성능 로봇을 이용한 정밀 레이저 용접, 완전 자동화된 배터리 조립 라인, 무인 운반 차량을 활용한 첨단 물류 시스템을 구축해 생산 효율을 끌어올렸다.

닛산의 한 고위 관계자는 “3세대 리프는 닛산의 EV36Zero 비전을 실현하는 핵심 모델”이라며 “전기차 생산과 배터리 제조, 재생에너지를 결합한 통합 시스템의 완성”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이전 모델보다 오히려 저렴해진 가격과 크게 개선된 상품성을 바탕으로 신형 리프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다시 한번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닛산 리프 3세대 후면부 / 사진=닛산
닛산 리프 3세대 후면부 / 사진=닛산


닛산 리프 3세대 / 사진=닛산
닛산 리프 3세대 / 사진=닛산


오종학 기자 fivejh@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