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란히 ‘1만대 클럽’에 복귀한 아우디와 포르쉐. 하지만 BMW·벤츠와의 격차, 가속화되는 전동화 경쟁 속에서 두 브랜드의 미래 전략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서비스 센터 - 출처 : 아우디
아우디와 포르쉐가 지난해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나란히 연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했다. 표면적으로는 두 브랜드 모두 선방한 듯 보이지만, 그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황은 극명하게 갈린다. 한쪽은 힘겨운 반등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반면, 다른 한쪽은 새로운 시대를 향한 자신감 넘치는 질주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두 브랜드의 실적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는 무엇일까. 판매량이라는 숫자 뒤에는 브랜드 신뢰도, 전동화 전략, 그리고 시장 내 입지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같은 ‘1만대 클럽’ 복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두 브랜드가 마주한 현실과 미래 과제는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리킨다.
‘간신히 턱걸이’ 아우디, 웃지 못하는 이유
마칸 일렉트릭 - 출처: 포르쉐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아우디코리아는 지난해 총 1만 1001대를 판매하며 2년 만에 1만대 선을 회복했다. 2021년 2만 5천여 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24년 9천 대 수준까지 추락했던 것을 고려하면 분명 의미 있는 반등이다.
하지만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같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인 BMW(연 7만대)와 메르세데스-벤츠(연 6만대)와의 격차는 여전히 크다. 지난해 16종의 신차를 쏟아부으며 공격적인 라인업 확장에 나섰음에도 판매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과거 ‘독일 3사’로 불리던 위상에는 한참 모자란 성적표다.
판매보다 신뢰 회복이 먼저
A6 E-트론 - 출처 : 아우디
아우디 역시 이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단기적인 판매량 확대보다는 무너진 브랜드 신뢰와 경험을 개선하는 데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전국 주요 거점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장하며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새로운 판매 공간 콘셉트인 ‘프로그레시브 쇼룸 콘셉트(PSC)’ 도입과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 배터리 정비 전문 센터(BCC) 확대는 아우디의 장기적인 비전을 보여준다. 판매량 회복의 핵심 카드로 꼽히는 주력 모델 A6와 Q3의 신차 전략과 함께, 내실을 다져 브랜드 이미지를 재구축하겠다는 의지다.
질주하는 포르쉐, 전동화로 날개 달다
반면 포르쉐코리아는 지난해 1만 746대를 판매하며 창립 이래 두 번째로 1만대 클럽에 가입했다. 고가의 럭셔리 스포츠카 브랜드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판매량을 넘어 시장 내 강력한 존재감을 입증한 셈이다.
A5 - 출처 : 아우디
포르쉐의 성공 신화 중심에는 단연 ‘전동화’가 있다. 지난해 판매 구성은 내연기관 3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28%, 순수 전기차 34%로, 전동화 모델 비중이 무려 62%에 달했다. 대표 전기차 타이칸은 출시 후 처음으로 연간 2000대 판매를 돌파했고, 새롭게 가세한 마칸 일렉트릭 역시 시장에 빠르게 안착하며 전체 판매의 44%를 견인했다. 이는 포르쉐가 더 이상 내연기관 중심의 브랜드가 아님을 명확히 보여준다.
엇갈린 미래, 과제는 명확하다
결국 아우디와 포르쉐는 서로 다른 과제를 안고 있다. 아우디는 잦은 할인 프로모션 등으로 흔들린 가격 정책과 브랜드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다시 확보하고 BMW, 벤츠와의 격차를 좁히기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
타이칸 - 출처: 포르쉐
포르쉐는 이미 형성된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럭셔리 전기차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 성능과 소프트웨어를 앞세운 테슬라, 새로운 경쟁자로 떠오른 폴스타 등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포르쉐만의 가치를 어떻게 지켜나갈지가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