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2030년 이후를 내다본 새로운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운전자의 상태를 먼저 확인하는 안전 기술이 핵심이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AI 비서와 미니밴 수준의 넓은 실내 공간까지 갖췄다.



음주운전은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는 중대 범죄다. 사회적으로 근절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적으로 이를 원천 차단할 방법은 없을까? 최근 프랑스의 르노가 이 질문에 대한 흥미로운 해답을 내놓았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운전자의 상태에 따라 시동 자체를 제어하는 새로운 콘셉트카를 공개한 것이다. 이 차에는 **혁신적인 안전 기술**, **AI 기반의 개인화 시스템**, 그리고 **미래지향적 공간 설계**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담겨있다. 대체 어떤 기술이 적용됐기에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

2030년 이후를 겨냥한 R-스페이스 랩





르노가 공개한 이 콘셉트카의 이름은 ‘R-스페이스 랩’이다. 특정 양산 모델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며, 2030년 이후 자동차가 우리 일상에서 어떻게 활용될지를 탐구하기 위한 연구용 차량이다.

이는 르노의 오랜 브랜드 철학인 ‘voitures à vivre(일상을 위한 자동차)’ 개념을 미래 기술과 결합해 보여주는 실험적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생활 공간으로서의 자동차를 제안하는 셈이다.

운전대 잡기 전 자동차가 먼저 묻는다





‘R-스페이스 랩’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술은 단연 촉각형 알코올 측정기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을 잡으면, 센서가 운전자의 상태를 즉각 확인한다. 만약 혈중알코올농도가 기준치를 초과하면 아예 시동이 걸리지 않도록 설계됐다.

이는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젊은 운전자들의 사고를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외에도 운전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경고와 정보를 제공하는 디지털 안전 어시스턴트 기능도 함께 실험 중이다.

스크린 하나로 모든 것을 제어하다





실내는 완전히 새로운 디지털 경험을 제공한다. 대시보드 전체를 가로지르는 ‘OpenR’ 파노라마 곡면 디스플레이는 차량 정보, 멀티미디어,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모든 기능을 하나의 화면에 통합해 보여준다.

물리적 버튼을 최소화하고 대부분의 조작을 중앙 터치스크린으로 옮겼다. 특히 스티어링 시스템에는 기계적 연결 없이 전기 신호로 바퀴를 조향하는 ‘스티어-바이-와이어’ 기술을 적용해 더욱 정교하고 직관적인 운전 감각을 구현했다.

미니밴 부럽지 않은 공간 마법





‘R-스페이스 랩’은 공간 활용성 역시 극대화했다. 길이 약 4.5m, 높이 1.5m의 원박스 형태로 설계되어 실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했다. 조수석 에어백을 시트에 통합하는 과감한 시도로 대시보드 공간을 넓혔고, 글로브박스는 수납공간이나 접이식 선반으로도 활용 가능하다.

뒷좌석은 동일한 크기의 독립형 시트 3개로 구성된다. 등받이를 접거나 쿠션을 들어 올리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공간을 바꿀 수 있다. 90도로 활짝 열리는 뒷문과 넓은 유리창은 탁 트인 개방감을 더한다. 르노는 이 콘셉트를 통해 향후 출시될 세닉, 에스파스 등 차세대 미니밴의 디자인 방향성을 엿볼 수 있게 했다.

서혜지 기자 seo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