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유튜브 넘나드는 끝없는 결혼 팔이... ‘시끄럽게 해 죄송하다’던 사과는 어디로?

김준호, 김지민 부부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김준호, 김지민 부부의 신혼 생활 공개가 도를 넘었다. ‘미우새’ 하차 요구까지 나오는 가운데, 3만 원 축의금 논쟁부터 19금 첫날밤 토크까지 반복되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극에 달했다.

김준호, 김지민 부부 / 출처 : 미운우리새끼
‘차태현 3만원’ vs ‘통 큰 유지태’... 축의금 서열 놀이 ‘아슬아슬’
지난 3일 방영된 SBS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또다시 김준호, 김지민 커플의 결혼 이야기로 채워졌다. 김준호는 “결혼식에 사람이 정말 많이 왔다”며 운을 뗀 뒤, 절친 차태현의 축의금을 공개 저격하며 논란의 서막을 열었다. “차태현, 나한테 3만 원 한 거 알지?”라는 농담에 김지민이 “나머지 큰 금액은 나한테 했다”고 수습했지만, 김준호는 “나한텐 비상금 쓰라며 몰래 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이 과정에서 신동엽, 서장훈, 유지태 등은 ‘통 큰 축의금’ 스타로 언급되며 본의 아니게 차태현과 비교당하는 모양새가 연출됐다. 문제는 해당 내용이 개인 유튜브 채널 ‘준호지민’에서도 반복 소비되면서 “언제까지 지인들 축의금으로 방송을 할 거냐”, “선을 넘는 무례한 농담”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김준호, 김지민 부부 / 출처 : 미운우리새끼
“헐크 보여줄게”... 안방극장 달군 19금 신혼 첫날밤
축의금 논쟁은 시작에 불과했다. 방송은 두 사람의 한옥 숙소 신혼 첫날밤을 조명하며 수위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사주풀이를 보던 중 ‘성욕의 화신’이라는 문구가 모자이크 처리에도 불구하고 낭독되었고, 김준호는 “숙소로 가자, 나 네 남편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김지민 역시 “젖어 있는 것도 섹시하다”고 응수하며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이어갔다.이들의 19금 토크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김지민이 “선물 받은 속옷도 챙겨왔다”고 말하자 김준호는 “오늘 기대해라. 헐크가 뭔지 보여주겠다”고 받아쳐 시청자들을 경악게 했다. 일부 “리얼 커플이라 가능한 대화”라는 옹호도 있었지만, “가족 시간대에 보기 민망했다”, “아무리 예능이라지만 선을 넘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김준호, 김지민 부부 / 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김준호, 김지민 부부 / 출처 : 미운우리새끼
‘미우새’인가 ‘우결’인가... 길 잃은 프로그램 정체성
이러한 사생활의 과도한 노출은 ‘미우새’의 본래 기획 의도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싱글 남성의 일상’을 관찰하던 프로그램이 결혼한 부부의 19금 신혼여행을 중계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로 변질되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스튜디오에서 딸의 신혼 생활을 지켜보는 김지민 어머니의 모습은 프로그램의 정체성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평이다.앞서 김지민은 지난 6월, 지나친 결혼 과정 노출에 대해 “온 국민이 같이 결혼 준비한 느낌이라 죄송하다”며 공개적으로 사과한 바 있다. 하지만 사과가 무색하게 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유사한 콘텐츠가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시청자들의 반감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이제는 두 사람의 하차와 함께 프로그램의 전면적인 리뉴얼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강지원 기자 jwk@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