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봉준호도 험담 모임? 이병헌 “나는 그런 스타일 아니다”
이병헌, 25년 전 박찬욱 첫인상 폭로 “처음엔 제안 거절했다”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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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이 거장 감독들의 ‘자랑과 험담’ 모임에 단호히 선을 그으며 자신의 소신을 드러냈다.

24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유퀴즈) 312회에는 영화 ‘어쩔수가없다’로 돌아온 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유재석은 “박찬욱 감독이 주변 동료들이 잘 되는 걸 보면 배가 아파서 욕을 많이 하셨다고 하더라”고 묻자, 박찬욱 감독은 “저만 그런가? 모두 그렇게 하는데 제가 인정했을 뿐”이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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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감독은 과거 봉준호, 류승완, 김지운 감독 등과 함께 ‘자랑과 험담’이라는 이름의 모임을 만들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힘든 시절을 보내던 감독들이 모여 영화도 보고 밥도 먹는 자리였다. 인기 있는 선배나 동료 감독의 신작이 개봉하면 술자리에서 ‘그렇게밖에 못 할까’, ‘어떻게 하면 저렇게 못 찍을 수 있을까’라며 울분을 토했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조세호가 “형님도 가끔 ‘연기를 저렇게밖에 못 할까’라고 생각하시냐”고 묻자, 이병헌은 “아휴,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이어 “사람이 앞에서는 칭찬하고 뒤에서는 욕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뒷담화 문화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밝혔다.

유재석이 “누구나 공감할 만한 감정”이라며 이해를 보였지만, 이병헌은 끝까지 “나는 그런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조세호는 “소문이 났더라. 워낙 남 얘기를 잘 안 하신다고 하던데”라고 말하며 이병헌의 평소 성격을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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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헌과 박찬욱 감독은 이번 영화 ‘어쩔수가없다’를 통해 세 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0년 개봉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시작됐다. 당시 이병헌은 연속 흥행 실패를 겪던 시기였고, 박찬욱 감독 역시 앞선 작품들의 부진으로 충무로에서 기회를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이병헌은 “처음 박 감독님을 만났을 때 코트를 입고 말총머리 스타일로 대본을 들고 서 있었는데, 겉모습만 봐도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은 박찬욱 감독의 제안을 처음엔 거절했지만, 이후 다시 받은 시나리오를 읽고 재능을 인정해 출연을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공동경비구역 JSA’는 흥행에 성공하며 두 사람 모두에게 전환점을 안겨줬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