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주 “평생 못 뛸 줄 알았다”…‘근육긴장이상증’ 4년 투병 후 근황

이봉주, 근육긴장이상증 극복 후 다시 달린 전설의 러너
기안84와 5km 완주 “통증 있지만 다시 달릴 수 있어 감사”

한국 마라톤의 전설 이봉주가 근육긴장이상증 투병 이후 오랜만에 달리며 근황을 전했다.

13일 유튜브 채널 ‘인생84’에는 ‘기안84와 이봉주’라는 제목의 영상이 공개됐다. 이날 기안84는 “오늘 엄청난 게스트를 모셨다. 한국 마라톤의 영웅 이봉주 형님이 나와주셨다”며 설레는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섭외도 쉽지 않았는데 흔쾌히 나와주셨다. 요즘 아침마다 10km씩 뛴다고 해서 같이 달리며 궁금한 이야기를 들어보려 한다”고 전했다.

이봉주는 4년간 근육긴장이상증이라는 희귀병과 싸워왔다.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수축되며 몸이 뒤틀리는 증상으로, 일상생활조차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는 “당시엔 평생 못 뛸 줄 알았다”며 “지금은 완전히 회복된 건 아니지만 천천히 조깅할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고 미소를 지었다.

기안84가 “건강은 완전히 회복했느냐”고 묻자 이봉주는 “빨리 뛰는 건 힘들지만, 천천히는 괜찮다. 10km 뛰면 50분 정도 걸린다”며 담담히 답했다. 기안84는 “죽을힘을 다해 뛰어도 48분인데 형님은 여전히 전설”이라며 감탄했다.

두 사람은 함께 5km 러닝에 도전했다. 달리던 중 이봉주는 허리를 잠시 잡으며 통증을 호소했지만, “괜찮다. 100% 좋아진 건 아니다. 몸이 가라앉는 느낌이 있을 때가 있다. 조심조심 운동 중이다”라며 다시 속도를 맞췄다. 그는 “이렇게라도 달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제2의 인생을 사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기안84는 “형님이 방송에서 ‘10km만 시원하게 뛰는 게 소원’이라 하셨던 게 생각난다”며 뭉클해했고, 이봉주는 “그 말을 기억해줘서 고맙다. 정말 기적 같다”고 화답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기록보다 달릴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행복하다. 예전엔 목표만 보고 달렸다면, 지금은 숨쉬는 것 하나하나가 소중하다”며 진심을 전했다.

영상 말미, 두 사람은 5km 완주에 성공했다. 기안84는 “형님이랑 뛰게 될 줄 몰랐다. 진짜 존경스럽다”며 포옹했고, 이봉주는 “많은 분들이 나를 보며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나도 여전히 회복 중이니까 끝까지 버텨보려 한다”고 했다.

한편, 이봉주는 2001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을 비롯해 수많은 국제 대회를 제패한 한국 마라톤의 상징이다. 2020년 근육긴장이상증 진단을 받으며 투병을 이어왔고, 현재는 서서히 건강을 회복하며 각종 방송과 행사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