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프로야구 인기 위협하던 JTBC 간판 예능의 끝없는 추락
핵심 제작진과 선수들 대거 이탈, 팬들마저 등 돌린 진짜 이유는

JTBC ‘최강야구’ 포스터. JTBC 제공
JTBC ‘최강야구’ 포스터. JTBC 제공




JTBC의 간판 예능으로 군림하던 ‘최강야구’가 끝 모를 부진에 빠졌다. 한때 프로야구의 인기를 위협할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자랑했지만, 이제는 0%대 시청률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조기 종영설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8일 방송된 ‘최강야구’ 129회는 전국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 0.7%를 기록했다. 이는 5주 연속 0%대 시청률로, 지난해 최고 4.4%까지 치솟으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모습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러다 소리소문없이 폐지되는 것 아니냐”, “예전의 감동과 재미가 사라졌다” 등 우려와 실망이 섞인 반응이 쏟아지는 상황이다.

핵심 PD와 선수들 이탈이 결정타



‘불꽃야구’ 김성근 감독.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시원’ 캡처
‘불꽃야구’ 김성근 감독. 유튜브 채널 ‘스튜디오시원’ 캡처




이러한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프로그램의 정체성이었던 장시원 PD와 원년 멤버들의 대거 이탈이 꼽힌다. JTBC와 장 PD가 이끄는 제작사 스튜디오C1은 지난 2월부터 제작비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었다. JTBC는 스튜디오C1이 제작비를 과다 청구하고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고 주장했고, 양측의 갈등은 끝내 봉합되지 않았다.

결국 장 PD와 박용택, 정근우 등 ‘최강 몬스터즈’의 핵심 멤버들은 JTBC를 떠나 ‘불꽃야구’라는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뭉쳤다. 이에 JTBC는 ‘최강야구’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주장하며 장 PD와 스튜디오C1을 저작권법 위반,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형사 고소하며 법적 다툼으로 번졌다. ‘최강야구’의 심장이었던 제작진과 선수들이 하루아침에 빠져나가면서 프로그램은 뿌리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새로운 시즌 브레이커스 고전 면치 못해



이종범. JTBC ‘최강야구’ 방송화면
이종범. JTBC ‘최강야구’ 방송화면


제작진과 출연진이 교체된 ‘최강야구’ 시즌4는 이종범 감독을 중심으로 한 ‘브레이커스’를 새롭게 출범시켰다. 하지만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특히 이종범 감독, 오주원 등 일부 출연진이 프로팀 코치로 활동하다 시즌 중 방송에 합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야구팬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다. 원년 멤버들이 보여줬던 절실함과 스토리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낯선 얼굴들이 채우자 팬들의 몰입도는 급격히 떨어졌다.

지난 8일 방송에서는 한양대 야구부에 시즌 첫 패배를 당하는 등 경기력마저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률과 경기력,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며 벼랑 끝에 몰린 형국이다.

떠난 이들이 만든 불꽃야구는 건재 과시



반면 ‘최강야구’를 떠난 장시원 PD와 원년 멤버들이 만든 ‘불꽃야구’는 탄탄한 팬덤을 기반으로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JTBC의 저작권 신고로 유튜브 영상이 차단되는 등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스튜디오C1은 자체 플랫폼을 통해 다시보기를 제공하며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환경에도 인기는 식지 않았다. 지난 8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불꽃야구’ 32화는 공개 17시간 만에 조회수 74만 회를 넘어서는 등 여전한 화제성을 입증했다.

한때 스포츠 예능의 새 역사를 썼던 ‘최강야구’가 이탈한 팬심을 되돌리고 조기 종영설을 잠재울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될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