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인표, 안 팔리던 작가→문학상 수상한 작가로
아내 신애라, 축하 메시지 “분에 넘치는 상, 꿈 포기하면 안 돼”

사진=차인표 SNS
사진=차인표 SNS


배우 차인표가 황순원문학상 신진작가상을 수상하며 작가로서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차인표는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신진상 수상 소식을 전하며 “제 소설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만으로도 과분한데, 상까지 받게 되니 송구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번 수상작은 2022년 출간한 장편소설 『인어 사냥』이다. 1900년대 강원도를 배경으로, 먹으면 1000년을 산다는 인어기름을 찾아 나선 인간들의 탐욕과 욕망을 담아낸 작품이다. 한국적 판타지와 설화를 녹여낸 이 소설은 독특한 상상력과 서사 구조로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사진=차인표 인스타그램
사진=차인표 인스타그램


차인표는 2009년 위안부 문제를 다룬 『잘가요 언덕』으로 작가 데뷔했다. 해당 작품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의 필수 도서로 선정될 만큼 문학성을 인정받았으며, 이후 『오늘예보』(2011),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2021) 등 꾸준히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배우로서의 활동 외에도 꾸준히 문학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던 그가 58세에 신진작가상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차인표는 “42세에 첫 소설을 출간했는데 58세에 신진작가상을 받는다. 인생은 끝까지 읽어봐야 결말을 아는 장편소설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깊은 소회를 전했다.

아내 신애라 역시 SNS를 통해 남편의 수상을 축하했다. “글 쓴다고 매일 가방 메고 사라졌다가 오후 5시만 되면 고프다고 들어오더니 이런 분에 넘치는 상을 받았네요”라며 웃음을 더했고, “신인배우상을 서른 직전에 받았는데 신진작가상을 육십 직전에 받게 될 줄이야. 꿈은 포기하면 안 되나 봐요”라고 감격을 드러냈다.

사진=신애라 인스타그램
사진=신애라 인스타그램
한편, 차인표는 최근 유튜브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금수저 이미지’에 대해 해명하며 어린 시절의 어려움도 털어놓은 바 있다. 미국 유학 시절 아르바이트와 학업을 병행하며 생활했고, 졸업 후 뉴욕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아 한국으로 돌아와 우연히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밝혔다.

배우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에도 차인표는 문학에 대한 애정을 놓지 않았고, 이번 수상은 그의 꾸준한 창작 활동과 성실한 삶에 대한 증표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이 상을 ‘잘 썼다’는 칭찬이 아니라 ‘이제부터 잘 써보라’는 격려로 여기겠다”며 “하루빨리 새로운 소설로 찾아뵙고 보내주신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제14회 황순원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9월 12일 경기도 양평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