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서울’ 배우 홍성원, 뮤지컬 발언 논란에 사과문 게재
‘암탉 울면 집안 망해’ 발언 논란 후 사과 “무책임했다”

사진=홍성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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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홍성원이 뮤지컬 공연 중 나온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이자 공개 사과했다.

홍성원은 최근 ‘번 더 위치’ 공연의 프리쇼에서 그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이 있는데, 암탉 역할을 해달라”는 발언을 했다. 이 발언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퍼져나가면서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여성 관객이 대다수인 공연에서, 또 마녀사냥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극의 특성상 더욱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진=홍성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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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원은 22일 자신의 SNS에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9월 20일 토요일 공연 중 프리쇼에서 제가 한 부적절한 표현으로 불편함을 드린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관객 여러분과 동료들께 실망을 안겨드린 책임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앞으로 언행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제 행동이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깨달았으며, 어떠한 변명도 할 수 없는 저의 잘못”이라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속담은 여성이 집안이나 사회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오랫동안 성차별적 관습의 예시로 꼽혀 왔다. 관객들은 “이런 발언이 애드리브로 나올 수 있나”, “극의 주제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라며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일부는 “준비된 대사든 즉흥적인 말이든 문제적이다”라며 배우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했다.
사진=홍성원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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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원은 2019년 뮤지컬 ‘엑스칼리버’로 데뷔해 무대 경험을 쌓아왔다. 최근 tvN 드라마 ‘미지의 서울’에서 김태이 역을 맡으며 드라마 팬들에게도 얼굴을 알렸다. 평소 그는 ‘질리지 않는 배우’, 나아가 ‘질려도 괜찮을 만큼 오래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밝혀온 만큼, 이번 발언으로 인한 논란은 스스로에게도 뼈아픈 지점이 된 셈이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착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음이 너무 커서 내 의견을 어필하지 못한 순간도 많았다. 하지만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필요한 건 때로는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라는 걸 깨닫고 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번 사과 역시 단순히 논란 진화가 아닌, 자신의 언행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뮤지컬 ‘번 더 위치’는 마녀와 여배우의 이야기를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낸 창작극으로, 여성의 목소리와 존재감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그런 작품 속에서 성차별적 뉘앙스의 발언이 나온 데 대한 실망감은 더 클 수밖에 없다. 홍성원은 앞으로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태도로 무대에 서겠다고 약속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