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무풍지대’ 김두한 역으로 국민적 사랑 받은 배우 김영인, 향년 82세로 별세
한국 영화 초기 스턴트 연기 개척… 400여편 출연하며 액션 외길 인생 걸어

1980년대 TV 드라마 ‘무풍지대’의 김두한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영인(82)씨가 4일 별세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제공
1980년대 TV 드라마 ‘무풍지대’의 김두한 역으로 잘 알려진 배우 김영인(82)씨가 4일 별세했다.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제공




1980년대 TV 드라마 ‘무풍지대’의 주인공 김두한 역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원로배우 김영인이 4일 오전 6시 55분쯤 향년 82세로 별세했다. 한국 액션 영화의 살아있는 역사로 불렸던 그의 갑작스러운 비보에 영화계와 팬들의 애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 스턴트 액션의 개척자



고인은 1943년 경기 양평에서 태어나 학창 시절부터 하키, 럭비, 권투 등 다양한 운동을 섭렵하며 남다른 신체 능력을 보였다. 한양대 사학과 재학 중 무술에 심취한 것이 계기가 되어 충무로에 입성했다.
특히 1961년 김기덕 감독의 영화 ‘5인의 해병’에서 배우들의 위험한 액션 장면을 대신 소화하며 한국 영화사 초기 스턴트 연기의 문을 연 상징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당시에는 스턴트라는 개념조차 희박했지만, 그는 몸을 사리지 않는 연기로 한국 액션 영화의 기틀을 다졌다. 1966년 ‘불타는 청춘’으로 공식 데뷔한 이후, ‘실록 김두한’, ‘동백꽃 신사’ 등 수많은 고전 액션 영화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입지를 굳혔다. 배우 활동뿐만 아니라 200여 편의 작품에서 무술감독으로도 활약하며 이대근, 김희라 등 당대 최고의 액션 스타들의 액션 연기를 지도했다.

무풍지대 김두한으로 전국적 스타가 되다



스크린을 종횡무진하던 그는 1980년대 TV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작품은 단연 드라마 ‘무풍지대’였다. 여기서 그는 주인공 김두한 역을 맡아 선 굵은 카리스마와 호쾌한 액션 연기를 선보이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무풍지대’는 단순한 시대극이 아닌, 그의 압도적인 존재감 덕분에 오랜 시간 회자되는 작품이 되었다. 김영인이 연기한 김두한은 이후 여러 작품에서 리메이크되었지만, 많은 이들은 여전히 원조 김두한으로 그를 기억한다.

류승완 감독의 존경을 받은 액션 대부



고인은 2000년대에 들어서도 식지 않는 연기 열정을 보여줬다. 특히 ‘액션 키드’로 불리는 류승완 감독의 페르소나로 활약하며 젊은 세대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류 감독의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 ‘아라한 장풍대작전’, ‘주먹이 운다’, ‘다찌마와 리’ 등에 연이어 출연하며 관록 있는 연기를 펼쳤다.
류승완 감독은 자신의 저서에서 “‘오사까 대부’에서 이대근 아저씨와 시공간을 초월해 대결하던 김영인 아저씨의 모습은 정말 근사했다. 그리고 이들은 정말 끝까지 싸운다”고 회고하며 고인에 대한 깊은 존경심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러한 활동을 인정받아 2006년 제43회 대종상영화제에서 특별연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고인은 약 60년간 400여 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한국 액션 영화의 발전을 이끌었다. 한국영화배우협회 상임이사를 지내며 영화계 발전에도 힘썼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원섭 에스업플랜 대표와 딸 김화섭씨 등이 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7호실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6일 오전 7시 40분이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