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체이싱부터 음악과 질주가 결합된 액션, F1 황제의 다큐멘터리까지

자동차매니라라면 꼭 봐야할 넷플릭스 자동차 영화 5편

굉음과 함께 질주하는 자동차는 스크린 위에서 가장 원초적인 볼거리 중 하나다.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때로는 주인공의 분신이 되고, 때로는 그 자체로 서사의 중심이 되며 장르 영화의 쾌감을 극대화한다.

OTT 플랫폼의 대중화는 이러한 ‘카 액션’ 명작들을 언제든 다시 꺼내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수많은 작품 가운데 자동차의 매력을 탁월하게 스크린에 구현해 낸 넷플릭스 영화 6편을 엄선해 소개한다.

1. 겟어웨이 드라이버 (Wheelman, 2017): 운전석 시점, 날것 그대로의 스릴



겟어웨이 드라이버 (Wheelman, 2017) / 넷플릭스
겟어웨이 드라이버 (Wheelman, 2017) / 넷플릭스
제레미 러시 감독의 <휠맨>은 관객을 강제로 운전석에 앉히는 독특한 경험을 구현한다.

은행 강도단의 도주 전문 드라이버(프랭크 그릴로)가 정체불명의 협박을 받으며 시작되는 이 영화는, 시종일관 운전석과 차량 내부의 시점을 유지한다.

덕분에 관객은 화려한 BMW 3시리즈(E46)나 포르쉐 카이맨이 스쳐 지나가는 풍경이 아닌, 스티어링 휠을 쥔 주인공의 떨리는 손과 급박한 시선을 공유하게 된다.

CG나 과장된 액션 대신, 좁은 공간에서 벌어지는 현실적인 운전 기술과 심리 묘사에 집중해 날것 그대로의 스릴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2. 서울대작전 (Seoul Vibe, 2022): 88년 서울, 힙스터들의 레트로 질주



서울대작전 (Seoul Vibe, 2022) / 넷플릭스
서울대작전 (Seoul Vibe, 2022) / 넷플릭스
문현성 감독이 연출하고 유아인, 고경표 등이 뭉친 <서울대작전>은 1988년 서울을 배경으로 한 유쾌하고 스타일리시한 범죄 액션이다.

이 영화의 진정한 주인공은 단연 80년대를 풍미했던 국산 올드카들이다.

상계동 ‘빵꾸팸’의 상징인 현대 포니 픽업 튜닝카부터 ‘각 그랜저’로 불린 1세대 그랜저, 기아 브리사까지. 추억의 자동차들이 힙합 비트에 맞춰 서울 도심을 가로지르며 화려한 드리프트를 선보인다.

레트로 감성과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독특한 카 체이싱은 보는 내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3. 사라진 탄환 (Lost Bullet, 2020): 아날로그 액션의 진수, 천재 정비공의 사투

사라진 탄환 (Lost Bullet, 2020) / 넷플릭스
사라진 탄환 (Lost Bullet, 2020) / 넷플릭스
프랑스 액션의 묵직한 타격감을 확인하고 싶다면 기욤 피에레 감독의 <로스트 불릿>이 적절한 선택지다.

억울한 살인 누명을 쓴 천재 정비공 리노(알반 레누아)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유일한 단서인 ‘총알’을 찾기 위해 질주한다.

이 영화의 매력은 CG를 최소화한 사실적인 액션에 있다. 특히 주인공이 직접 개조한 ‘르노 21 터보’는 단순한 도주 차량을 넘어, 그의 분신이자 반격의 무기가 된다.

차고에서 벌어지는 맨몸 격투와 기계 개조 시퀀스, 그리고 도로 위에서 펼쳐지는 박진감 넘치는 추격전은 아날로그 카 액션의 정수를 보여준다.

4.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비트 위에 그리는 도로 위 액선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 넷플릭스
베이비 드라이버 (Baby Driver, 2017) / 넷플릭스
에드가 라이트 감독의 <베이비 드라이버>는 카 액션 장르에 음악이라는 독창적인 문법을 더한 작품이다.

주인공 ‘베이비’(안셀 엘고트)는 귀에 이어폰을 꽂고 음악의 리듬에 맞춰 신들린 운전 실력을 뽐내는 도주 전문 드라이버다.

영화의 상징인 붉은색 ‘스바루 WRX’의 현란한 오프닝 시퀀스부터, 모든 자동차 액션은 주인공이 듣는 음악의 비트와 완벽하게 일치한다.

기어 변속, 드리프트, 총격전까지 하나의 거대한 뮤직비디오처럼 설계된 이 영화는, 자동차 액션이 얼마나 감각적이고 스타일리시할 수 있는지 증명한다.

5. 슈마허 (Schumacher, 2021): 황제의 또 다른 얼굴, 전설의 기록

슈마허 (Schumacher, 2021) / 넷플릭스
슈마허 (Schumacher, 2021) / 넷플릭스
F1 역사상 가장 위대한 드라이버, 미하엘 슈마허의 삶을 다룬 넷플릭스 공식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작품은 단순히 ‘F1 황제’의 화려한 업적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가족이 직접 제공한 미공개 아카이브 영상과 동료, 경쟁자들의 인터뷰를 통해 서킷 위 냉철한 승부사 이면에 가려진 인간적인 고뇌와 한 가정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치열했던 레이싱 현장의 기록과 그의 삶을 깊이 있게 따라가는 이 다큐멘터리는, 자동차 스포츠 팬이라면 반드시 봐야 할 필견의 콘텐츠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