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매매 몰리는 ‘네 마녀의 날’
변동성 조심? 투자자가 알아야 할 핵심

네 마녀의 날이 다가오면서 증시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매년 일정한 시기에 반복되는 이벤트이지만, 파생상품 만기가 한꺼번에 겹치면서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이 크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네 마녀의 날(Quadruple Witching Day)은 주식시장 파생상품 네 가지의 만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날을 의미한다. 구체적으로는 주가지수 선물, 주가지수 옵션, 개별주식 옵션, 개별주식 선물 등 네 가지 상품이 같은 날 만기를 맞는다. 이 때문에 기관과 헤지펀드, 프로그램 매매 등이 동시에 움직이며 거래량이 급격히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두고 ‘변동성 조심’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사진=생성형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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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녀의 날, 언제 발생하나

네 마녀의 날은 매년 네 번 반복된다. 정확한 날짜는 3월, 6월, 9월, 12월의 셋째 금요일이다. 2026년 기준으로는 3월 20일, 6월 19일, 9월 18일, 12월 18일이 해당한다. 이 시기에는 파생상품 만기를 앞두고 포지션 정리나 롤오버(만기 이전에 다음 만기 계약으로 이동하는 거래)가 활발하게 진행된다.

특히 미국 증시에서는 장 마감이 가까워질수록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기관 투자자들이 파생상품과 현물 주식 간의 포지션을 동시에 조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 마녀의 날에는 평소보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며 일부 종목은 단기간에 급등하거나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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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시장 변동성이 커질까

네 마녀의 날에 변동성이 커지는 가장 큰 이유는 대규모 포지션 정리 때문이다. 옵션과 선물 계약은 만기가 되면 자동으로 정산되거나 청산되는데, 기관 투자자들은 만기 이전에 포지션을 조정하거나 다음 만기 계약으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집중되면서 특정 종목이나 지수에 매수 또는 매도 주문이 한꺼번에 몰릴 수 있다. 특히 지수 비중이 큰 대형주나 옵션 거래량이 많은 기술주, 반도체 종목들은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 하나의 이유는 델타 헤지 거래다. 옵션을 보유한 기관 투자자들은 시장 변동에 따라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물 주식을 사고파는 전략을 사용한다.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이러한 헤지 거래가 늘어나면서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확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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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에도 영향 있을까

한국 증시에도 유사한 이벤트가 존재한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를 ‘트리플 위칭데이’라고 부른다. 코스피200 선물, 코스피200 옵션, 개별주식 선물 등 세 가지 파생상품 만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날이다.

국내 트리플 위칭데이는 3월, 6월, 9월, 12월 두 번째 목요일에 발생한다. 이 날 역시 프로그램 매매가 집중되며 장 막판 동시호가 구간에서 지수 변동이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전문가들은 네 마녀의 날이 반드시 시장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파생상품 만기일은 일종의 ‘수급 이벤트’에 가깝기 때문에 방향성보다는 단기적인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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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마녀의 날, 한국 증시 주목 종목은

전문가들은 네 마녀의 날 전후로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에 수급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특히 코스피200 지수에서 비중이 큰 대형주들은 프로그램 매매와 파생상품 포지션 정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크게 받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업종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자 외국인 수급 비중이 높은 종목으로, 선물과 옵션 포지션 조정이 발생할 때 지수 움직임과 함께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과거 트리플 위칭데이에서도 장 막판 동시호가 구간에서 두 종목의 거래량이 크게 증가하는 모습이 자주 나타났다.

2차전지 관련 종목도 시장에서 주목하는 분야다.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퓨처엠 등은 최근 몇 년 사이 코스피200에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파생상품 거래와 프로그램 매매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터넷·플랫폼 종목 역시 지수 편입 비중이 높아 주목 대상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은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파생상품 전략과 연계된 매매가 발생할 수 있어 만기일 전후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나타날 수 있다.

결국 투자자 입장에서는 특정 방향을 예측하기보다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시장을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 파생상품 만기일은 시장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이벤트라기보다 수급이 크게 움직이는 시점에 가깝다. 따라서 네 마녀의 날을 앞두고는 지수 영향력이 큰 종목들의 거래량 변화와 기관 수급 흐름을 함께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