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화를 바탕으로 한 감동 스토리부터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생 철학까지…

가족의 의미와 삶의 교훈을 되새기게 하는 특별한 작품들 엄선

단순히 귀여운 동물이 주인공이라서가 아니다. 이 영화들은 묵직한 감동과 함께 가족의 의미, 그리고 삶의 태도를 되돌아보게 만드는 힘을 가졌다.

조건 없는 사랑과 순수한 충성심을 보여주는 반려견의 이야기를 통해 잠시 잊고 지냈던 온기를 되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당신의 주말 밤을 책임질 넷플릭스 속 반려견 영화 5편을 소개한다.

위기에 처한 가족을 구한 영웅견, ‘돌아온 벤지’

돌아온 벤지, Benji (2018) / 넷플릭스
돌아온 벤지, Benji (2018) / 넷플릭스


고전적인 가족 영화의 따뜻함을 느끼고 싶다면 ‘돌아온 벤지’가 제격이다.

길 잃은 강아지 ‘벤지’가 한 남매를 만나 친구가 되고, 아이들이 위험에 처하자 기지를 발휘해 그들을 구해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서사 구조는 단순하지만, 어떤 컴퓨터 그래픽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실제 강아지의 영리한 연기가 보는 내내 미소를 짓게 만든다.

어른 관객에게는 다소 유치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아이들과 함께 혹은 복잡한 생각 없이 순수한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완벽한 선택이 될 것이다.

안락사 직전에서 K-9의 전설로, ‘구조견 루비’



구조견 루비, Rescued by Ruby (2022) / 넷플릭스
구조견 루비, Rescued by Ruby (2022) / 넷플릭스
실화가 주는 감동은 언제나 강력하다. ‘구조견 루비’는 그 힘을 스크린 가득 증명하는 작품이다.

경찰 특수기동대(K-9) 입성을 꿈꾸지만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대니얼과, 넘치는 에너지와 산만함 때문에 7번이나 파양당하고 안락사를 앞둔 보호소의 문제견 루비. 두 부족한 존재가 만나 서로의 마지막 희망이 되어주는 과정은 그 어떤 드라마보다 극적이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훈련 과정과 점차 신뢰를 쌓아가는 둘의 모습은 ‘사람과 동물의 교감’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반려견을 찾기 위한 여정, 가족의 의미를 되찾다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 Dog Gone (2023) / 넷플릭스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 Dog Gone (2023) / 넷플릭스
또 하나의 실화 바탕 영화 ‘우리집 개를 찾습니다’는 반려견이 한 가족에게 어떤 존재인지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애지중지 키우던 반려견 ‘공커’가 갑자기 사라지고, 온 가족이 공커를 찾기 위해 23일간의 대장정에 나선다. 이 과정에서 서먹했던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가족은 흩어졌던 마음을 하나로 모은다. 반려견을 찾는 여정이 곧 깨어진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다소 신파적인 연출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반려견을 잃어버린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며 눈물을 훔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개의 시선으로 바라본 인생의 희로애락, ‘레이싱 인 더 레인’

레이싱 인 더 레인, The Art of Racing in the Rain (2019) / 넷플릭스
레이싱 인 더 레인, The Art of Racing in the Rain (2019) / 넷플릭스
“만약 개가 말을 할 수 있다면?”이라는 상상력을 스크린에 옮긴 독특한 작품이다.

카레이서 ‘데니’의 곁을 지키는 반려견 ‘엔조’가 화자로 등장해 주인의 삶을 관조적으로 이야기한다.엔조의 눈을 통해 데니의 사랑, 결혼, 성공과 좌절 등 인생의 모든 굴곡을 함께 겪게 된다. “레이스는 빗속에서 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레이싱 철학을 인생에 빗대어 풀어내는 방식이 인상적이다.

묵직한 중저음의 케빈 코스트너가 엔조의 목소리를 연기해 철학적인 대사들에 깊이를 더한다. 휴지 한 통을 다 쓰게 만들지도 모르는 이 영화는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낯설지만 따뜻한 인도네시아의 감성, ‘준&코피’

준&코피:나의 영원한 두 친구, June & Kopi (2021) / 넷플릭스
준&코피:나의 영원한 두 친구, June & Kopi (2021) / 넷플릭스
할리우드 영화가 아닌 새로운 감성을 원한다면 인도네시아 영화 ‘준&코피’를 주목할 만하다.

길에서 구조된 유기견 ‘코피’가 한 가정의 구성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소소한 사건들을 담았다. 처음에는 코피를 경계하던 아빠가 마음을 열고, 강아지를 통해 가족이 한 뼘 더 성장하는 모습은 국경을 넘어 보편적인 공감을 자아낸다.

자극적인 사건이나 거대한 서사 없이도, 일상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행복과 온기를 느끼게 해주는 사랑스러운 작품이다. 가볍고 마음 따뜻해지는 영화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