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실화부터 IS 소탕하는 이라크 민병대 시점까지…
스파이크 리 감독의 날카로운 시선부터 말레이시아 특수부대의 실전까지…
단순한 영웅주의나 화려한 총격전만 나열하는 전쟁영화에 싫증을 느낀 시청자라면 주목할 만하다. 각기 다른 시대와 장소, 그리고 시선을 통해 전쟁의 민낯을 파고드는 넷플릭스 전쟁영화 5편을 소개한다.역사적 사실에 더한 첩보 액션 - ‘인천상륙작전’

인천상륙작전 Operation Chromite (Battle for Incheon) — John H. Lee (2016) / 넷플릭스
한국 현대사의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을 배경으로 한다. 영화는 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된 해군 첩보부대의 비밀 작전 ‘X-RAY’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이정재, 이범수 등 국내 배우들과 맥아더 장군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의 조합으로 화제를 모았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첩보와 액션을 가미해 블록버스터로서의 재미를 추구했다. 물론 “역사적 깊이보다 오락성에 치중했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익숙한 역사를 새로운 장르적 시각으로 즐기고 싶은 이들에게는 흥미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베트남의 상처, 탐욕으로 물들다 - ‘Da 5 블러드’

Da 5 블러드(Da 5 Bloods) — Spike Lee (2020) / 넷플릭스
스파이크 리 감독의 이름만으로도 이 영화는 평범한 전쟁영화가 아님을 짐작할 수 있다. ‘Da 5 블러드’는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던 흑인 노병들이 전사한 분대장의 유해와 함께 묻어둔 ‘금괴’를 찾아 다시 베트남으로 향하는 여정을 그린다.
영화는 과거의 처참했던 전쟁 장면과 현재 노병들의 모습을 교차하며 인종 차별, 전쟁 후유증(PTSD), 그리고 인간의 탐욕을 날카롭게 파고든다. 특히 주인공 폴을 연기한 델로이 린도의 광기 어린 연기는 화면을 압도한다. 한 영화 평론가는 “때로는 코미디 같다가도 순식간에 비극으로 치닫는 변칙적인 연출이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그 에너지만큼은 진짜”라고 평했다.
하늘에서 펼쳐진 뜨거운 우정 - ‘디보션’

디보션 (Devotion) — J.D. Dillard (2022) / 넷플릭스
영화는 피부색을 넘어선 두 조종사의 전우애에 초점을 맞춘다. 화려한 공중전 장면도 볼거리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편견에 맞서는 두 남자의 드라마가 영화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전쟁이라는 비극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를 정직하게 그려낸 수작”이라는 평가처럼, 가슴 따뜻한 감동을 느끼고 싶을 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라크 현지인의 시선으로 본 시가전 - ‘모술’

모술(Mosul) — 무스타파 카르다쉬 연출 (2019) / 넷플릭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촬영 기법은 시청자를 전투 현장 한가운데로 밀어 넣는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올지 모르는 극도의 긴장감과 폐허가 된 도시의 참상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서사적인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전쟁의 참혹함을 어떤 미화도 없이 날것 그대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많은 관객에게 충격과 함께 신선함을 안겼다.
말레이시아 특수부대의 자부심 - ‘아덴만의 새벽’

아덴만의 새벽 (PASKAL: The Movie) — Adrian Teh (2018) / 넷플릭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하면 소박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 군사 훈련을 기반으로 한 전투 묘사의 리얼리즘만큼은 상당한 수준이다. “서사 구조가 다소 단조롭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있으나, 밀리터리 액션 장르의 팬이라면 색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는 작품이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