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핼러윈, 온 가족이 안전하게 즐기는 오싹달콤 콘텐츠

스톱모션 거장부터 아담 샌들러 코미디까지… 할로윈 밤샘 부르는 4편의 영화

10월의 마지막 날, 핼러윈(할로윈) 데이가 다가온다. 넷플릭스 보면서 파티 분위기 좀 내려다 피 튀기는 공포물에 오히려 어색해질 수 있다.

축제 분위기는 살리되 피비린내 대신 팝콘 냄새가 어울리는, 온 가족이 ‘빵빵’ 터질 유쾌한 넷플릭스 핼러윈 작품 4편을 소개한다.

‘크리스마스 악몽’ 거장의 귀환… ‘웬델 앤 와일드’



웬델 앤 와일드 / 넷플릭스
웬델 앤 와일드 / 넷플릭스
‘팀 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 ‘코렐라인: 비밀의 문’을 연출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의 거장 헨리 셀릭 감독이 돌아왔다. 여기에 ‘겟 아웃’, ‘어스’로 현대 스릴러의 문법을 바꾼 조던 필 감독이 각본과 제작, 목소리 연기(와일드 역)로 참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을 봐야 할 이유는 충분하다.

‘웬델 앤 와일드(Wendell & Wild)’는 부모님을 잃은 13세 소녀 ‘캣’이 두 악마 형제 ‘웬델’과 ‘와일드’를 지상으로 소환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스톱모션 특유의 기괴하면서도 매력적인 고딕풍 비주얼이 압권이다. 다만, 셀릭 감독의 전작들처럼 마냥 동화 같지는 않다. 부모를 잃은 트라우마, 죄책감 등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며 서사 구조도 복잡한 편이다.

시각적으로는 황홀하지만, 이야기가 다소 어둡고 어수선하다는 평가도 공존한다. 아주 어린아이보다는 초등학생 고학년 이상, 혹은 독특한 다크 판타지 애니메이션을 선호하는 성인에게 더 적합하다.

살아 움직이는 할로윈 장식… ‘브리지 할로우의 저주’

브리지 할로우의 저주(The Curse of Bridge Hollow) / 넷플릭스
브리지 할로우의 저주(The Curse of Bridge Hollow) / 넷플릭스


‘브리지 할로우의 저주(The Curse of Bridge Hollow)’는 할로윈 분위기를 만끽하기에 가장 정석적인 가족 영화다.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 ‘브리지 할로우’는 1년 내내 할로윈 축제 준비에 진심인 곳이다. 이곳에 이사 온 과학 신봉자 아버지 ‘하워드’와 10대 딸 ‘시드니’가 이야기의 중심이다.

시드니가 우연히 발견한 낡은 랜턴을 켜면서 고대 악령 ‘스팅키 잭’이 풀려나고, 마을 전체의 할로윈 장식들이 살아 움직이며 사람들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할로윈을 혐오하는 아버지와 오컬트를 믿는 딸이 힘을 합쳐 저주를 푸는 과정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이야기 구조가 새롭거나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온 가족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모험 코미디로는 안성맞춤이다. 살아 움직이는 거미 장식, 좀비 인형 등 ‘트릭 오어 트릿’ 분위기를 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담 샌들러 표 B급 코미디… ‘휴비의 핼러윈’

아담 샌들러의 휴비의 핼러윈(Hubie Halloween) / 넷플릭스
아담 샌들러의 휴비의 핼러윈(Hubie Halloween) / 넷플릭스
배우 아담 샌들러의 팬이라면 ‘휴비의 핼러윈(Hubie Halloween)’은 실패 없는 선택이다. 배경은 과거 ‘마녀사냥’으로 유명했던 매사추세츠주 세일럼. 주인공 ‘휴비’는 매년 할로윈 밤마다 마을의 안전을 지키겠다며 자원봉사에 나서는 인물이지만, 마을 사람들에게는 늘 조롱의 대상이다.

그러던 어느 할로윈 밤, 정신병원에서 범죄자가 탈주하고 수상한 이웃이 등장하며 실제로 사람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왕따’ 휴비가 마을을 구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아담 샌들러 특유의 B급 유머 코드와 함께 버무려진다.

평단의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리며 로튼토마토 점수 역시 높지 않다. 하지만 깊은 생각 없이 가볍게 웃고 싶다면, 특히 아담 샌들러식 코미디에 익숙한 2040 세대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지다.

24분의 짧고 굵은 재미… ‘배드가이즈: 오싹한 핼러윈’

배드가이즈: 오싹한 핼러윈(The Bad Guys: Haunted Heist) / 넷플릭스
배드가이즈: 오싹한 핼러윈(The Bad Guys: Haunted Heist) / 넷플릭스
긴 영화 한 편을 볼 시간이 없다면 24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은 어떨까. 드림웍스의 인기 애니메이션 ‘배드가이즈’의 스핀오프 격인 ‘배드가이즈: 오싹한 핼러윈(The Bad Guys: Haunted Heist)’도 넷플릭스에서 만나볼 수 있다.

할로윈 밤, 전설의 보물을 훔치기 위해 괴담이 깃든 저택에 침입한 ‘배드 가이즈’ 팀의 소동을 그린다. 본편 영화의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그대로 등장하며, 저택의 자동화된 공포 장치들과 맞닥뜨리는 장면들이 웃음을 유발한다.

할로윈 ‘스페셜 편’인 만큼 서사가 깊지는 않지만, 원작 팬이나 미취학 아동, 초등학생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부담 없이 할로윈 분위기를 내기에 충분하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