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준 감독, 강하늘·염혜란 주연 현실 밀착 스릴러.
‘영끌’로 이룬 ‘내 집 마련’의 꿈이 ‘층간소음’ 하나로…
영화 84제곱미터 / 넷플릭스
넷플릭스 영화 ‘84제곱미터’를 보기 전, 예고편을 보고 ‘통쾌한 층간소음 복수극’을 기대했다면 경고한다. 이 영화는 당신의 기대를 완벽하게 배신한다. 118분의 러닝타임이 끝났을 때, 당신이 마주하게 될 것은 시원한 ‘사이다’가 아닌, 뼛속까지 파고드는 서늘한 ‘현실’이다.
관객들 사이에서 “118분 내내 답답하다”는 불평이 쏟아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하지만 장담하건대, 이 영화가 의도한 ‘답답함’의 끝에서 마주하는 진실은, 웬만한 공포 영화보다 더 소름 끼친다.
‘영끌’에서 ‘코인’으로... 벼랑 끝에 선 한 남자
영화 84제곱미터, 강하늘 / 넷플릭스
기쁨도 잠시,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기 시작하고 ‘영끌’ 대출 이자는 그의 숨통을 조여온다. 야간 아르바이트까지 뛰며 버티던 그는 결국 “한 방에 뒤집자”는 심리로 ‘코인’ 투자라는 또 다른 함정에 발을 들인다. ‘집’이 구원이 되지 못하자, ‘코인’이라는 신기루에 기댄 것이다.
“쿵, 쿵...” 층간소음, 지옥의 서막
영화 84제곱미터, 층간소음으로 시작하는 전개 / 넷플릭스
아랫집, 옆집, 윗집 펜트하우스의 ‘은화’(염혜란)까지, 모든 이웃이 용의선상에 오른다. 하지만 이웃들은 하나같이 “집값 떨어진다”며 문제를 덮기에 급급하고, 우성의 집착은 광기로 변해간다.
스포일러 없는 힌트: 진짜 공포는 ‘이웃’이 아니다
영화 84제곱미터, 심리 공포 스릴러 / 넷플릭스
하지만 영화는 교묘하게 관객을 속인다. 이 영화의 진짜 질문은 “누가 소리를 내는가?”가 아니라, “우성은 왜 그 소리에 그토록 집착하는가?”이기 때문이다.
극심한 스트레스, 대출 압박, 코인 손실, 미래에 대한 불안감... 이 모든 것이 결합되며 우성의 뇌는 이미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었다. 영화는 ‘층간소음’이라는 미끼를 던져놓고, 한 인간이 ‘영끌’이라는 사회적 압박 속에서 어떻게 내면부터 처절하게 붕괴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우리가 118분간 느낀 ‘답답함’은, 바로 우성이 느끼는 지옥 그 자체다. 이 모든 불안의 도미노는 관객 누구도 예상치 못한, 서늘한 결말을 향해 맹렬히 달려간다. ‘84제곱미터’는 층간소음 스릴러가 아닌, 2025년 가장 잔혹한 ‘심리 공포 스릴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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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84제곱미터 포스터 / 넷플릭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