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대사, 평범한 듯 특별한 캐릭터…
2040 관객이 이병헌 감독의 작품에 열광하는 이유.
이병헌 감독 / @byeongheoni 인스타그램
국내 콘텐츠 시장에서 ‘이병헌 감독’이라는 이름은 하나의 고유한 장르로 통용된다. 특유의 리듬감을 가진, 일명 ‘말맛’이 살아있는 대사들은 배우들의 입을 거쳐 관객의 귀에 꽂힌다. 유쾌한 티키타카 속에 현실을 꼬집는 페이소스가 담겨있어 2040 세대로부터 특히 두터운 지지를 받고 있다.
넷플릭스에서도 그의 주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주말 내내 리모컨을 붙잡게 만들,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잡는 이병헌 감독의 작품 4편을 소개한다.
1600만 관객을 홀린 전설의 ‘그 맛’ <극한직업>
영화 극한직업 / 넷플릭스
이병헌 감독을 ‘천만 감독’ 반열에 올린 작품이다. “지금까지 이런 맛은 없었다. 이것은 갈비인가 통닭인가”라는 희대의 명대사를 탄생시킨 ‘극한직업’은 1626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국내 흥행 2위에 올랐다.
해체 위기의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 소탕을 위해 위장 창업한 ‘수원 왕갈비 통닭’이 맛집으로 소문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황 코미디와 류승룡, 이하늬, 진선규 등 배우들의 완벽한 호흡이 시종일관 폭소를 유발한다. 이병헌식 코미디의 정수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복잡한 생각 없이 시원한 웃음을 원한다면 단연 1순위다.
꿈과 현실의 유쾌한 줄다리기 <드림>
영화 드림 / 넷플릭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꿈’이라는 다소 진부할 수 있는 소재를 이병헌식 화법으로 유쾌하게 풀어낸다. 사회 부적응자처럼 보이던 인물들이 점차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뭉클한 감동을 안긴다. 특히 “의지에 반하는 결단, 그게 용기” 등 현실을 꿰뚫는 대사들은 2040 세대의 공감을 사기에 충분하다.
2030 여성들의 ‘인생 드라마’ <멜로가 체질>
멜로가 체질 / 넷플릭스
서른 살 동갑내기 세 친구의 일과 연애를 그린 이 드라마는 방송가라는 특수한 배경 속에서 지극히 현실적인 고민들을 담아냈다. “서른 되면 괜찮아져요”라던가 “사랑은 변하지만, 진심은 남는다” 같은 대사들은 수많은 ‘짤’로 생성되며 온라인을 휩쓸었다. 수다처럼 이어지는 대사 속에 담긴 삶의 통찰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호불호의 경계, 상상 초월의 황당함 <닭강정>
닭강정 / 넷플릭스
원작 웹툰의 ‘병맛’ 코드를 이병헌식으로 각색한 이 작품은 공개 직후 극단적인 호불호 반응을 낳았다. 하지만 예측 불가능한 전개와 쉴 새 없이 터지는 B급 유머, 배우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이병헌 감독만이 할 수 있는 상상력’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기존의 문법에 질린 시청자라면 도전해 볼 만하다.
이지희 기자 jeehee@news-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