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 유토피아’ 세계관 잇는 세 번째 작품, 스크린 흥행 참패 딛고 재기 노린다
이재인·홍경 주연 ‘콘크리트 마켓’, 영화에서 못다 한 이야기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로 공개

영화 ‘콘크리트 마켓’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콘크리트 마켓’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극장가에서 쓴맛을 본 영화 ‘콘크리트 마켓’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시리즈로 재기를 노린다.

오는 23일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는 7부작 오리지널 시리즈 ‘콘크리트 마켓’을 단독 공개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작품은 2시간 분량의 영화로 재편집되어 지난 3일 극장에 먼저 개봉했지만, 지난 8일 기준 누적 관객 수 1만 9000여 명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며 흥행에 참패했다. 일각에서는 170~180개에 불과한 스크린에서 제한적으로 상영된 탓에 관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영화의 실패가 시리즈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시리즈는 영화의 시간적 한계로 담아내지 못했던 세밀한 설정과 등장인물들의 서사를 더욱 깊이 있게 풀어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7부작으로 공개될 ‘콘크리트 마켓’ 시리즈 포스터. 웨이브 제공
7부작으로 공개될 ‘콘크리트 마켓’ 시리즈 포스터. 웨이브 제공




콘크리트 유토피아 세계관의 확장



‘콘크리트 마켓’은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세상,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를 배경으로 한다. 생존을 위해 물건을 사고파는 ‘황궁마켓’이 형성되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욕망과 사투를 담아냈다. 특히 재난 상황 속에서 희로(이재인 분), 태진(홍경 분) 등 젊은 세대가 혼란스러운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 작품은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2023), ‘황야’(2024)와 웹툰 ‘유쾌한 왕따’의 세계관을 공유하는 ‘콘크리트 세계관’의 세 번째 프로젝트다.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재난 이후 아파트라는 한정된 공간 속 생존자들의 갈등을, ‘황야’가 폐허가 된 세상에서의 액션을 강조했다면 ‘콘크리트 마켓’은 생존에 필수적인 ‘거래’와 ‘물물교환’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차별점을 뒀다.

영화 ‘콘크리트 마켓’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콘크리트 마켓’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홍기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으며, 충무로 기대주 이재인과 홍경을 비롯해 정만식, 유수빈, 김국희, 최정운 등 연기파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극의 밀도를 높였다.

영화에서 시리즈로 다시 태어난 이유



사실 ‘콘크리트 마켓’은 처음부터 시리즈로 기획 및 제작됐다. 하지만 내부 논의를 거쳐 2시간 분량의 영화로 먼저 관객을 만나는 이례적인 방식을 택했다. 극장 개봉을 통해 작품의 인지도를 높이고, 이후 공개될 시리즈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키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록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 방송 관계자 A씨는 “최근에는 극장 흥행과 OTT 흥행의 공식이 다르게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시리즈 ‘콘크리트 마켓’은 영화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콘크리트 세계관’의 방대한 이야기를 상세하게 펼쳐내며 마니아층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스크린에서의 고전을 딛고, 안방극장에서 반전을 꾀하는 ‘콘크리트 마켓’. 과연 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라는 새로운 포맷을 통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콘크리트 세계관’의 명맥을 성공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미 기자 jsmg@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