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의 피로를 달래려던 초콜릿 한 조각, 그것이 불면의 시작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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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끝, 지친 마음을 달래며 입안에 녹여 넣는 초콜릿 한 조각.
그 작은 행복이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전문가들은 “취침 전 초콜릿 섭취가 뇌를 각성 상태로 만들고 수면 리듬을 흐트러뜨린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달콤함은 순간의 위로가 되지만, 그 속에는 우리의 뇌와 몸을 잠에서 멀어지게 하는 성분들이 숨어 있습니다.
1. 카페인과 테오브로민, 눈에 보이지 않는 각성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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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 적어 보여도, 취침 전 섭취 시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방해해 잠에 드는 시간을 늦추거나 깊은 수면 단계(REM 수면)를 줄일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테오브로민입니다.
이 성분은 카카오에 자연적으로 들어 있는 물질로, 혈류를 확장시키고 심박수를 빠르게 만들어 몸이 쉬려는 순간에도 뇌가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게 만듭니다.
게다가 테오브로민은 체내에서 천천히 분해되기 때문에, 밤 늦게 먹은 초콜릿이 새벽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잠자기 최소 4~6시간 전에는 초콜릿, 커피, 녹차 등 각성 성분이 든 음식은 피하라”고 조언합니다.
2. 우유 초콜릿도 안전하지 않다 — 혈당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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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초콜릿은 카페인은 적지만 당분 함량이 매우 높아 또 다른 문제가 생깁니다.
당분을 취침 직전에 섭취하면 혈당이 급상승했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 롤러코스터’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때 혈당이 떨어지면 몸은 다시 각성 신호를 보내기 때문에, 잠든 후에도 자주 깨거나 얕은 잠이 반복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밤중 저혈당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분비시켜새벽에 불필요한 각성과 피로감을 유발합니다.
결국 다크 초콜릿이든 밀크 초콜릿이든, 취침 직전의 달콤함은 깊은 잠의 가장 큰 방해꾼이 됩니다.
3. 먹는다면 ‘시간’과 ‘양’이 관건이다
그렇다고 초콜릿을 완전히 끊을 필요는 없습니다.전문가들은 “취침 3~4시간 전, 소량(조각 1~2개 이하)” 정도로 먹는 것은 괜찮다고 말합니다.
이때 초콜릿만 단독으로 먹기보다는 견과류나 단백질 식품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상승이 완만해지고, 포만감이 유지되어 과식 위험도 줄어듭니다.
예를 들어, 다크 초콜릿 한 조각과 아몬드 몇 알을 곁들이면 당분의 흡수 속도가 느려지고, 만족감은 더 오래 지속됩니다.
또한 초콜릿 대신 따뜻한 허브차, 바나나, 그릭 요거트처럼 트립토판과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을 선택하면 오히려 숙면을 돕습니다.
초콜릿 대신, 숙면을 돕는 음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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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몸을 진정시키고 수면 호르몬 분비를 돕는 ‘숙면 식품’입니다.
- 타트 체리 또는 체리 주스: 멜라토닌과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생체리듬을 조절합니다.
- 통곡물 토스트 + 바나나 + 견과류 버터: 식이섬유와 건강한 지방, 트립토판, 마그네슘이 조화를 이루어 긴장을 완화합니다.
- 그릭요거트 + 베리류: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혈당을 안정시키고 포만감을 유지합니다.
- 따뜻한 우유나 허브차: 무카페인 음료로 뇌에 ‘이제 잘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냅니다.
특히 우유 속 트립토판은 멜라토닌 생성을 도와 숙면을 유도합니다.
숙면을 위한 작은 습관들
음식만큼 중요한 것은 수면 환경과 루틴입니다.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습관을 함께 실천할 것을 권합니다.
- 일정한 수면 시간 유지: 매일 같은 시간에 자고 일어나면 생체리듬이 안정됩니다.
- 취침 전 화면 줄이기: 블루라이트는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해 잠드는 시간을 늦춥니다.
- 수면 장애 점검하기: 장기간 불면이 지속된다면 수면무호흡증, 역류성 질환, 만성 통증 등 기저 질환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진짜 달콤함은 ‘당분’이 아니라 ‘안정감’에서 옵니다. 오늘 밤은 초콜릿 대신 따뜻한 차 한 잔, 혹은 조용한 음악과 함께 하루를 정리해 보세요.
당신의 몸은 그 차이를 분명히 기억할 것입니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