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착한 사람일수록 외로울까?” 관계심리학이 밝힌 역설적인 진실

사진 =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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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함이 외로움이 되는 순간

누군가의 고민을 먼저 들어주고, 언제나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으며, 새벽 4시에도 공항까지 태워다줄 만큼 헌신적인 사람들.우리는 이런 사람을 ‘진짜 좋은 사람’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정작 이들 중 상당수는 깊은 외로움 속에 산다.

호주 작가 마크 웨일스는 “착한 사람들이 외로운 이유는 그들의 선함이 관계 속에서 균형을 잃을 때 생기는 역설적 결과”라고 말한다.

심리학의 한 매체에 실린글에서 ‘친절하지만 외로운 사람들의 10가지 행동’을 이렇게 설명한다.

1. 타인의 필요를 먼저 챙긴다

이들은 남을 도우려는 의지가 강하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이나 필요를 표현하지 않는다. 관계는 ‘주고받음’ 속에서 깊어진다. 늘 주기만 하면 상대는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으로 여기게 된다.

2. 갈등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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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 모든 불편한 대화를 피한다. 그러나 갈등 회피는 진정한 친밀감을 막는 벽이 된다. 심리학자들은 “의견 충돌을 견디는 관계만이 진짜 성숙하다”고 말한다.

3. 감정에 너무 민감하다

착한 사람일수록 공감 능력이 높고 감정적으로 섬세하다. 그러나 이 민감함은 종종 피로감을 낳는다. 사람 많은 자리를 피하고, 감정 소모를 두려워하다 보면 자연스레 사회적 거리감이 커진다.

4. 깊은 대화만 원한다

이들은 진지한 대화를 선호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계는 가벼운 대화에서 시작된다. 가끔은 단순한 농담과 잡담도 관계를 이어주는 ‘정서적 접착제’임을 기억해야 한다.

5. 독립적인 태도가 오히려 벽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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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받기보다 스스로 해결한다.” 이 멋진 자세가 오히려 외로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도움을 청하는 용기’도 친밀감의 언어라는 점을 잊기 쉽다.

6. ‘주는 사람’만 끌어당긴다

착한 사람은 자연스레 ‘받기만 하는 사람(테이커)’을 끌어들이기 쉽다. 이 과정에서 이용당하거나 실망을 경험하면 점점 타인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7. 거절과 상처를 두려워한다

착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상처를 줄까 봐’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다. 그러나 이런 회피는 자신을 지치게 만들고, 결국 사람들과의 감정적 거리만 더 멀어진다.

8. 과거의 상처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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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이용당한 경험은 착한 사람을 더 조심스럽고 경계심 많은 사람으로 만든다. 그러나 경계가 두꺼워질수록 관계의 문도 닫힌다.

9. 내면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는다

생각이 깊은 사람일수록 “내 이야기를 해봤자 이해받지 못할 것”이라 느낀다. 결국 혼자만의 세계에 머무르게 되고, 주변 사람에게는 냉정하고 거리감 있는 인상으로 비친다.

10. 자신의 감정을 억누른다

타인의 감정을 배려하다 보면 자신의 감정은 ‘후순위’로 밀려난다. 그러나 억눌린 감정은 불안과 우울로 변해 돌아온다. 타임 매거진은 이를 “감정의 에너지가 발산되지 못한 결과”라 분석한다.

관계의 해답은 ‘건강한 경계’

착한 사람이 외롭지 않으려면 ‘더 많이 주는 것’이 아니라 경계를 배우는 것이 필요하다. 미국 정신건강협회는 다음 세 가지를 권한다.

1️⃣ 자신의 한계와 스트레스 요인을 인식하기

2️⃣ 작은 변화부터 꾸준히 실천하기

3️⃣ 자신에게 연민을 갖기

진짜 착함은 ‘나 자신에게도 착한 것’

착한 사람의 문제는 ‘과한 선함’이 아니라, ‘자기 돌봄의 결핍’이다. 진정한 친절은 타인뿐 아니라 자신에게도 향해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관계는 상호적이고 따뜻한 방향으로 회복된다.

이서윤 기자 sylee@news-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