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15년 만의 대개편에 역풍, 탈퇴 고민까지
자동 업데이트 끄는 법·프로필 설정 방법

사진=카카오 이미지
카카오가 15년 만에 단행한 카카오톡 대개편이 시작부터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카카오톡은 이번 업데이트에서 기존의 단순 메시지 기능 중심에서 벗어나 SNS 기능을 대거 탑재했지만, 이용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못해 분노에 가깝다. “메신저가 아니라 인스타그램 같다”는 불만이 줄을 잇고, 자동 업데이트를 끄거나 설정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 가장 논란이 된 변화는 ‘친구 탭’이다. 기존의 이름 목록 대신 인스타그램처럼 친구들의 프로필 사진, 배경 사진, 게시물 등이 피드 형태로 표시되면서 타임라인처럼 바뀌었다. 이제 카톡을 열면 친구들의 일상 사진, 배경화면 변경 내역, 과거 기록까지 한눈에 볼 수 있다. 카카오 측은 “사용자 간 소통을 강화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기 위한 시도”라고 설명했지만, 정작 사용자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카카오
특히 업무용으로 카카오톡을 쓰던 직장인들의 반발이 심하다. “별로 친하지 않은 상사의 사진을 매일 봐야 한다”, “업무용 연락처까지 사적인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잇따른다. 어떤 이용자는 “전화번호를 바꾼 사람이 내 주소록 이름을 쓰고 있다 보니, 모르는 사람의 사진이 첫 화면에 떡하니 떠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프로필 사진을 바꾸기도 무섭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부모들 사이에서도 불안감이 커졌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오픈채팅’ 탭이 ‘지금’ 탭으로 바뀌며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가 자동 노출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한 학부모는 “그동안 아이가 숏폼을 보지 못하도록 차단해왔는데, 카톡에 기본 기능으로 들어오니 방법이 없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 역시 숏폼이 청소년의 집중력 저하와 정서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불만이 단순 불평을 넘어 실질적인 ‘퇴행’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카카오톡 자동 업데이트를 끄는 방법을 공유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사용자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을 검색한 뒤 ‘자동 업데이트 사용’을 해제하면 되고, 아이폰 사용자는 설정 ▶ 앱스토어 ▶ ‘앱 업데이트’를 비활성화하면 된다. 다만 이 방법은 임시방편에 불과해 향후 강제 업데이트 가능성은 여전하다.
또 다른 대안은 ‘프로필 공개 범위’를 조정하는 것이다. ‘친구에게만 게시물 공개’를 선택하면 게시물이 제한적으로 노출되고, ‘프로필 업데이트 나만 보기’를 활성화하면 친구 피드에 관련 정보가 뜨지 않는다. 불필요한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한 이른바 ‘우회 꿀팁’이 빠르게 퍼지는 이유다.

사진=생성형 이미지
이번 개편 이후 카카오 주가가 5% 넘게 급락하는 등 시장 반응도 냉랭하다. 업계에서는 “국민 메신저의 정체성을 흔드는 시도가 자칫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카카오톡의 변화가 ‘새로운 진화’가 될지, ‘최악의 개편’으로 기록될지는 앞으로의 대응에 달려 있다.
김은정 기자 kej@news-wa.com